책소개
읽다 보면 푹 빠지는 ‘자본주의 알쓸신잡’
아이폰이나 갤럭시를 쓰면서, 이런 신통한 기계를 만들어 준 스티브 잡스나 이재용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져 본 적이 있는가? 그럴 필요도, 그렇다고 그들을 증오할 필요도 없다. 이미 200년도 더 전에 애덤 스미스(1723~1790)가 한 말이다.
우리가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술도가, 빵집 주인의 자비심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이익에 대한 그들의 관심 덕분이다. 우리는 그들의 인류애가 아니라 자기애에 호소하며, 그들에게 우리의 필요가 아니라 그들이 얻을 이익을 말해 줄 뿐이다. (107쪽, ?국부론? 제1권에서 인용)
?우리가 빵을 먹을 수 있는 건 빵집 주인의 이기심 덕분이다?(박정자 저, 기파랑, 2020)라는 조금 긴 책제목은 애덤 스미스의 이 구절(1776)에서 나왔다. 책은 스미스의 자본주의, 에드먼드 버크(1729~1797)의 보수주의, 프리드리히 하이에크(1899~1992)의 (신)자유주의를 날줄 삼고 토마스 홉스, 존 로크, 장자크 루소 등 근대의 대(大)사상가들을 씨줄 삼아 ‘자유로운 개인’ 탄생의 역사를 되돌아본다. 인문학 대중화에 앞장서 온 저자는 여기에 글로벌 자본주의의 문을 연 대항해 시대, 옛 독일ㆍ프랑스와 오늘날 아르헨티나의 반면교사, 부(富)에 대한 조선 선비들의 내로남불, 허생(許生)의 통찰과 오해, 미국의 테일러리즘, 스위스와 핀란드의 실패한 ‘기본소득제’, 가장 최근의 인공지능(AI)ㆍ기그(gig)ㆍ공유경제까지, 시공간을 가로지르며 ‘자본주의 알쓸신잡’을 깨알같이 쏟아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