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다시, 청춘서간
청춘이 우리 생의 어느 한 시기로만 한정된다는 건 얼마나 불합리한 처사인가. 그러나 아름다운 봄이 그런 것처럼 청춘 시절은 턱없이 짧다. 카뮈의 스승 장 그르니에는 그 시기를 일컬어 ‘스스로 껍질을 깰 수 없는 때’라고 단정했다. 젊고 건강할 뿐 아니라 모든 게 충만한 시절이 청춘이기에, 청춘들은 청춘의 소중함을 망각하기 쉽다. 꽃산에 들면 정작 산이 사라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그 시기를 놓치고 나면 회복하기 힘든 것들이 있다. 독서를 통하여 정신의 근육을 단련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새로운 문제의식을 훈련하고 동사적 사고를 실천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동사적 사고란 확정적 편견에 물들지 않으며 관습적 사고에 대한 저항으로부터 출발한다. 상대적 관점을 유지하며 입체적 사유를 실천하는 태도가 그것이다. 이 책의 3부 〈인문학을 말한다〉는 특히 이점을 염두에 두고 쓰였다.
3년 전 출간된 『청춘서간』이 청춘들의 분에 겨운 호응을 받았다. 이번 책의 제목이 『다시, 청춘서간』으로 결정된 건 그 호응에 대한 답례의 의미가 크다. 사실 두 책의 글들은 지난 십 년간 칼럼으로 발표된 글들이다. 대상이 대학생들이었으므로 자연히 청춘들에게 쓴 글들이다. 3부 역시 지상 강의 형식으로 발표된 글들이다. 다만 이번 책이 첫 번째 책과 다른 점은 4부가 첨가된 점이다. 4부 〈예술가 만세〉는 여러 지면에서 발표한 예술론이다. 다소 전문적인 글이지만 인문학적 소양의 연장선에서 젊은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내용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