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 악보 속 콩나물을 연주하는 멋지고 애달픈 음악가의 삶
그 유쾌하고 궁핍한 진짜 일상을 그리다
부산의 음악평론가 김창욱의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음악비평 에세이. 웅장하고 우아한 클래식 음악 공연. 말쑥하고 멋들어진 정장을 차려입고 무대를 장악하는 음악가. 그러나 무대 밑 지역 음악가의 현실은 팍팍하기만 하다. 부산의 음악평론가 김창욱은 자신을 포함한 클래식 음악 종사자들의 일화들을 풀어놓으며 이러한 현실을 진솔하게 전한다. 이렇다 할 클래식 음악 전문 공연장도 없고, 예술과 금전을 결부시키는 것이 암묵적으로 금기시되는 분위기 때문에 발생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 빚을 내면서 오케스트라를 이어가는 동료 음악가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콩나물 그려진 악보를 소중한 듯 껴안으며 무대로 향한다. 무대 밑의 애달픈 일상과 무대 위의 박수갈채 사이에서 그들이 사랑하는 음악과 음악의 길이 펼쳐진다.
긴 세월 콩나물과 동고동락 해 온 나는 이 책을 통해 공감과 위로, 휴식을 받았다. 음악에세이라는 다소 생소한 장르의 책이지만 전문적인 음악 지식이 없는 독자들도 단숨에 읽어 나갈 수 있는 책이다. 음악인의 삶에서 찾을 수 있는 유쾌함과 교훈을 저자는 특유의 통찰력을 바탕으로 멋지게 그려 나간다. 또한 본디 책이란 읽는 활자를 통해 읽는 재미와 맛이 있어야 하는데, 이 책은 개인의 경험을 엮어낸 에세이임에도 소위 잘나가는 유명작가의 따끈한 신작 소설을 읽는 기분이 든다. 읽는다는 원시적 행위의 참맛을 알게 해주는 책이다. 특별한 애착이 들어 지금부터 ‘콩나물’ 책이라 명명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