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나’는 소학교 때부터 친구인 김기범의 사망 소식을 듣고, 그의 행적을 찾아 나선다. 김기범은 타고난 재능과 영민한 두뇌의 소유자로 일본에서 법대를 나온 유학생 출신이다. 그는 현실을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판단하고 기민하게 대처하는 현실주의자로, 그 때문에 때때로 주위 사람들을 배신하는 모습을 보인다. 일제 말 조선 학생 출정식에서 친구들과 ‘만세’를 부르기로 모의하고는 기상천외한 만세를 불러 위기를 벗어난 일이나 친일파에 대한 변호, 친구 오일규에 대한 배신 등은 그의 이와 같은 성격을 잘 보여 주는 일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