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조용해서 더욱 소란스럽고 요란한 청각장애인의 이야기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텀블벅'에서 후원률 426%를 달성하며 340명이 넘는 독자들의 마음을 두드린 이동희 작가의 첫 책. 청각장애인으로서 비장애인들과 부대끼며 겪은 온갖 유쾌하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들을 한데 엮어냈다.
마스크를 쓰면 한 마디도 못 알아듣고, 애인과 전화로 사랑을 나누긴커녕 동네 중국집에 배달 주문도 못하고, 못 많은 사람이 모인 술자리에선 입 꾹 닫아,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남들과는 삶의 방식이 참 많이 다른 청각장애인은 선입견과 차별의 상처에 아파하고, 미워하고, 괴로워한다.
그럼에도 [안 들리지만, 그래도]의 청각장애인 주인공이자 작가인 이동희는 버텨낸다. 꿋꿋이 세계와 마주하고, 자기만의 방식대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방식을 터득하며, 끊임없이 행복에 대해 고민한다.
‘들리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이,
‘들리는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사랑과 위로.
그가 글로 전하는 일상의 이야기들은 우리 마음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킨다. 독자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글을 읽어가노라면, 자연스럽게 ‘들리지 않는 세계’로 이끌려 알지 못했던 새로운 시선과 마주하게 된다. 거기서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인가? 글의 끝에서 무엇과 조우하게 될 것인가?
청각장애인의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일부러 유쾌하고 속도감 있게 풀어낸 반어와 역설 속에서 작가는 오히려 독자에게 응원과 위로를 건넨다.
저자 이동희는 청각 장애인이다. 타인과 소통이 잘되지 않아 상대방의 눈을 보고 입을 보면서 대화한다. 무조건 상대방의 얼굴을 보고 입 모양을 봐야 했던 동희.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있지 않으면 대화를 할 수 없지만, 동희는 장애는 저주가 아니라 축복이라고 말한다. 차별과 편견에 맞서 싸우고 살아도 괜찮다고 했다. 작지만 소중한 유대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인데 일반 사람과 그런 식으로 접하면서 그들이 얼마나 선하고 아름다운지 깨닫게 되고 감사히 여기게 되었음을 배웠다. 또 일반인들의 호의가 자신 안에 있는 용기를 끄집어내게 해주었다. 배려와 온정, 사랑하는 법, 안아주기... 동희는 책을 펴면서 부끄러움도 있지만 주위에 스쳐 간 사람들에게 고마움과 감사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스스로 깊은 동굴에 숨어 있던 청각 장애인 동희는 어둠을 헤치고 세계와 부딪히며 자신을 긍정했고 홀로 차별과 편견에 맞서 싸웠다. 주변 사람의 선의와 연대가 없었다면 아무 소용이 없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