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자신을 잃지 않고도
타인과 함께 공동의 집을 짓는
여성들의 신중하고 용기 있는 발걸음
201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최유안의 첫 소설집 『보통 맛』이 출간되었다.?난민 문제를 다룬 데뷔작 「내가 만든 사례에 대하여」는 짜임새 있는 서사 속에 사회 구성원으로서 개인이 고민할 문제를 과감하게 드러냈다는 평을 받았다. 『보통 맛』에 실린 8편의 단편들 역시 사회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와 상황 들에 대한 개인의 책임과 의무를 이야기한다.
늘 자신의 역할을 고민하는 최유안의 소설 속 인물들은 뭐든 잘해 보고 싶다. 가까이는 회사 안에서 좋은 동료가 되고 싶고, 멀게는 자신의 일을 통해 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다. 동시에 자기 자신을 소모시키거나 잃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자신을 잃지 않으며 좋은 사람이 되기란, 현실의 문제에 직면해 나의 이상과 원칙을 지키기란 결코 쉽지 않다. 타인과의 적절한 경계는 늘 변하고, 책임과 의무 역시 매순간 달라지기 때문이다. 스스로도 정확히 알 수 없는 나의 영역을 지키면서 공동의 집을 짓기. 최유안의 소설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시도를 계속하는 이야기다.
총 3부로 구성된 『보통 맛』은 1부에서 난민과 불법촬영물 문제 등 묵직한 이슈를 끌어들이고, 2부에서는 일상 속 타인과의 관계 맺기를 다룬다. 집을 지으며 나를 완성하고자 하는 남자를 그리는 3부의 「집 짓는 사람」은 한 편의 우화처럼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