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년 전 스페인 독감 때에 비해 발전된 의료기술을 갖고 있음에도,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수와 치명률은 당시보다 컸다. 이는 코로나에 있어 의료기술적 문제보다는 비의료적 차원의 문제, 즉 초국경적 전염병에 있어 글로벌 협력의 부재가 더 중요한 원인이었음을 시사한다. 이처럼, 한 국가만의 노력으로 막을 수 없는 초국경적 전염병에 있어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은 필수적이나, 이번 코로나사태에서 만큼은 그렇지 못했다.
2020년 초 시작된 코로나19의 확산은 비전통적 안보 위기로 대두되었고 전세계 국가들, 계층간 갈등을 심화시켰다. 확산 초기에 WHO가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전염병 발병을 막지 못하였고, 이는 국가들의 백신 이기주의(자국주의)를 양산했으며 더 나아가 국제기구 자체의 필요성에 대한 회의를 불러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