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나의 얼굴에서 너의 얼굴로,
주어를 확장하고 변주해가는 이슬아 작가의 첫 칼럼집
『날씨와 얼굴』은 이슬아 작가가 지난 2년간 경향신문에 기고한 칼럼을 다시 쓰고, 새로 쓴 글을 더해 엮은 책이다. “얼굴을 가진 우리는 가속화될 기후위기 앞에서 모두 운명공동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기후위기의 다양한 모습 뒤편에 그동안 인간이 외면해온 수많은 얼굴이 있음을 상기시키며 이 시대가 외면해온 반갑고 애처로운 얼굴들을 불러낸다. 때로 그것은 ‘나’의 얼굴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공장식 축산으로 사육된 동물과 택배 노동자와 장애인과 이주여성의 얼굴 들이다.
“내가 먹고 입고 쓰는 모든 것의 앞뒤에 어떤 존재가 있는지 상상하기를 멈추지 않으려 한다”는 저자는 분명 어떤 얼굴들은 충분히 말해지지 않으며 그들에 대해 말하려면 특정 방향으로 힘이 기우는 세계를 탐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이슬아 작가의 다짐이기도 하다. 중요한 이야기를 중요하게 다루고, 누락된 목소리를 정확하게 옮겨 적는 것. 그것이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배운 저항의 방식임을 곱씹는다. 저자는 그 어느 때보다 여러 사람에게 묻고 여러 책을 참조하고 부지런히 자료를 조사하며 이 책을 완성했다.
이슬아의 산문집 날씨와 얼굴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약 2년간 경향신문에 기고한 칼럼을 모아 엮은 책이다. 그녀는 담담하게 마음에 걸리는 얼굴 때문에 이 책을 집필하게 됐노라 말했지만, 그 얼굴들을 향한 절절한 심정은 아무리 감정을 배제하려고 해도 글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그녀는 기후 위기에 대하여 그리고 기후 위기에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진 공장식 축산과 만연한 육식 위주의 식습관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 지구에 사는 수십억 명의 사람 중에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하더라도 언제 닥칠지 모르는 미지의 세계이기도 했는데, 현재는 높아져만 가는 해수면, 올라가는 평균 온도, 불과 몇 년 전에 비해서도 수일이나 앞당겨진 봄꽃 개화 시기 등 우리는 하루하루 기후 위기의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