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부모님의 구멍가게에서 출발해 나의 편의점까지
한 가족이 작은 가게들을 통해 거쳐온 시대의 빛과 어둠
눈물과 웃음과 땀방울로 점철된 ‘자영업 연대기’
부모님이 가게 대신 넥타이를 매고 회사로 출근하는 직장인이기를 간절히 바랐던 한 남자. 굴레였을까, 섭리였을까. 시간이 흘러 그 역시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되었다. 부모님과 같은 모양새로 카운터에 앉아 하루에도 수백 명의 사람을 만나며, 그 시절 어머니와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린다. 엄마는 어떤 마음으로 자식들을 키웠는지, 작은 가게에 앉아 아빠는 어떤 꿈을 그렸는지, 누군가에게 공손히 고개 숙이며 어떤 다짐을 했을지, 부모의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짐작해본다.
『셔터를 올리며』는 현직 편의점 점주이자 에세이스트인 봉달호가 그동안 부모 또는 자신이 운영해온 가게들을 통해 인생과 시대를 돌아보는 자영업 연대기다. 평범해 보이는 가게에도 누군가의 인생이 끈끈하게 달라붙어 있음을, 밥벌이의 고단함과 삶의 모든 희로애락이 그 안에 온전히 녹아 있음을 이 책은 보여준다. 한 가족이 셔터 뒤에서 흘린 눈물과 땀방울의 흔적이, 저마다의 삶의 터전에서 부지런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따스한 응원과 용기가 되어줄 것이다.
봉달호의 ‘셔터를 올리며’는 부모님을 비롯해 자신이 운영한 가게에서 경험하고 깨달은 인생에 관한 이야기다. 직장에 다니는 회사원일 때도 있었지만, 그는 대부분 자영업자로 살았다. 지금도 현재 그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하루 중 대부분은 자신이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일하는 편의점주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단순히 ‘셔터를 올리며’라는 제목에 이끌렸기 때문이다. 셔터를 올린다는 표현은 내가 어렸을 적만 해도 자영업자를 상징하는 말이었다. 현재는 보안이 잘 되어 있어 방범을 크게 걱정하는 시기가 아니라 사장이 퇴근하고 나서도 가게 안에 불을 훤히 켜놓는 경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