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학교나 학원에서 늦게까지 공부를 하고, 지친 몸으로 집을 들어서면, 가끔은 잔잔한 음악소리가 들리곤 하였다.
아들이 공부를 한다고 크게 틀어놓지 못한 아빠의 오래된 LP 플레이어에서 흘러나오는 선율은 때로는 감미롭게 들리기도 하였지만, 또 때로는 공부에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짜증이 나기도 하였다.
그러면 아빠께서는 가만히 부르셔서, 음악이란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고, 듣는 사람의 마음상태에 따라 달라지지만, 하지만 아무리 짜증이 나더라도 그 마음을 내려놓고 가만히 음악선율에 마음을 맡기면 평안한 마음으로 되돌릴 수 있고, 그것이 곧 음악의 힘이라고 말씀하셨다. 또한 아빠도 음악에 대한 이론은 잘 모르시지만 음악을 들으면서 이왕이면 그 곡에 얽힌 사연, 즉 작곡가는 누구이며, 어떤 계기로 작곡을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악기로 연주할 때 가장 마음에 와 닿는지 등을 생각하면서 들으면 음악을 듣는 재미가 더 하다고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