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013년 중앙일보신인문학상 시 부문으로 등단한 임솔아의 시집『괴괴한 날씨와 착한 사람들』. 첫 장편소설을 통해 가출 청소년들이 마주한 사회와 그들 사이의 갈등, 폭력 등을 단호한 시선으로 풀어냈던 임솔아는 이번 시집에서도 날카롭고 예민한 감각을 덤덤하게 표현해냈다. 세상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나아가 한 발 한 발 내 안의 갈등들을 풀어가려는 시도를 담은 시들은 글로써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시인의 의지를 충실히 담아냈다.
이 시는 일반 시와 달리 산문 형태의 시이다. 「석류」라는 제목을 보면 석류의 두꺼운 껍질과 그 껍질 안에 빨갛고 투명한 알맹이 촘촘하게 박혀 있는 모양이 떠올리게 된다. 제목이 왜 석류인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시를 읽어 내렸고 그중에 인상 깊었던 점은 ‘나’의 몸이 지도처럼 묘사하고 있다. ‘내 허벅지 위로 도로가 나 있고 내 허리 속으로 막차가 도착한다. 사람들이 쏟아져 내리고 내 가슴 속 빌딩으로 걸어 들어간다’이런 표현들이 ‘나’의 몸이 하나의 세계로 만들었다. ‘내’ 몸과 관련한 얘기를 하고 있으며. 그리고 ‘가슴에 손을 넣어 창문을 연다.‘ 라는 문구에서 마침 마음에 창문을 존재하듯이 그 창문을 열면 가슴 속에 있는 것들이 보게 되다. 이어서 내 가슴 위에 나 있는 창문이 하나를 열더니 또 다른 하나의 창문이 나오고 계속 창문이 열어 나가면서 마지막 창문을 열어보니까 그 안에 창문 앞에 서서 창문 몇 겹이 있는지 세는 ‘내’가 있다. 시적 표현으로 내면에 숨어 있는 자아를 말하는 것이다.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