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꼭 살아 있어야 한다는 것, 사라져서는 안 된다는 것
나와 세계를 지키기 위한 백은선의 뜨겁고 차가운 사랑의 방식
시집 『도움받는 기분』은 〈목소리 영원 해안〉, 〈키를 찾아라〉, 〈죽도록 생각하다〉, 〈나는 잠든 네 눈 속에 어떤 장면이 있는지 몰라〉, 〈사랑은 보라색일 것 같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등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도움받는 기분』 속 대부분의 시에는 인상적인 색감을 두른 표현들이 등장한다. 예컨대 시작점인 「클리나멘」에서 색색의 스프레이는 우연성의 선물로서 상상되며, 「연결지점」에서는 노랑과 빨강과 초록의 색이 연달아 검정과 함께 놓인다. 「우리가 거의 죽은 날」에는 ‘오해하고 싶어 오해하기로 작정한/빨강’이라는 구절이 제시되고 「살육」에는 ‘길을 잃은 초록’이 미지의 상징으로 일컬어진다. 초록은 「히시」에도 등장하는데, 명명할 수도 알 수도 없는 애정의 대상인 ‘히시’의 눈동자색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