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지금 이곳’에 꼭 필요한 책을 만나다!
1966년 창립된 출판사 민음사의 로고 ‘활 쏘는 사람’의 정신을 계승한 총서 「쏜살 문고」. 한 손에 잡히고 휴대하기 용이한 판형과 완독의 즐거움을 선사해 줄 200쪽 안팎의 부담감 없는 분량, 세월에 구애받지 않는 참신한 디자인으로 우리가 익히 알지만 미처 읽어 보지 못하고 지나쳤을지도 모를 작가들의 눈부신 작품들을 만나본다.
이번 「여성 문학 컬렉션」은 지난 삼여 년의 시간 동안 면밀히 기획해 온 것으로, 우리 출판계가 마땅히 주목하고 기억해야 할 여성 문학의 멋진 신세계를 차례로 펼쳐 보이고자 한다. 여성의 육체를 둘러싼 내밀한 경험, 여성의 성장과 자아실현을 위한 이야기들, 여성 억압의 역사 속에서 수난당해야만 했던 고통의 서사, 여성이 여성으로서 털어놓을 수 있는 자기만의 소리 등 우리 세계의 지평을 확장하기 위해, 매서운 분투 속에서 생존한 여성 문학을 새로이 기념하고자 한다.
『이별의 김포공항』은 20세기 한국 문단에서 뚜렷한 족적을 담긴 박완서의 초기 작품을 엮은 단편집으로 박완서 문학의 핵심 주제라 할 수 있는 한국 전쟁의 비극, 중산층의 환상과 허위의식, 여성문제가 복합적으로 드러나 있는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 단편집 속 작품들은 박완서의 자서전이자 처참한 시대의 자화상으로도 읽을 수 있다.
1. 들어가며-전쟁과 이후의 삶에 관한 소설
박완서의 소설에는 전후 근대화시기를 살아가는 평범한 서민의 일상적 삶들이 주된 소재로 쓰인다. 소설은 대체로 한국이 전쟁의 아픔을 딛고 급속한 산업화를 이룬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그러므로 이들의 일상적 삶이란 급속한 산업화를 거친 한국사회와 닮았다. 소설 속 서민들은 전란의 비극을 겪거나 그 영향력 아래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극심한 빈곤, 정치적 불안정을 거친 이들에게는 생존이 지상목표가 되었다. ...
2. 어떤 아메리칸 드림
박완서의 단편 <이별의 김포공항>은 주인공인 노파를 중심으로 그녀의 이민 간 자식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노파의 집안은 공교롭게도 자식들이 해외로 이주하려고 혈안이다. 그 중에서도 미국에 말이다. 그리고 실제로 다섯 자식 중, 맏아들을 제외한 네 자식들이 해외로 이주하는 데 성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