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살아온 삶을 조용히 되돌아보는 시간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시인이자 산문가 도종환의 에세이 『도종환의 삶 이야기: 버려야 할 것과 버리지 말아야 할 것』. 이 책은 1998년 출간한 산문집 의 개정판이다. 점점 더 빨라지는 세상의 속도를 따라가느라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없는 현대인들에게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고 자신의 모습도 살펴보게 한다. 나무와 사람과의 관계, 남을 돕는 사람의 일화와 안도현 시인의 시 ‘연탄 한 장’, ‘너에게 묻는다’ 등을 통해 등을 통해 살면서 우리가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이며,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며, 가르침이 아닌 삶의 소중한 깨달음을 몸소 발견하게 만들어준다.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도종환 하면 바로 떠오르는 시, ‘담쟁이’, ‘접시 꽃 당신’
‘담쟁이’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소개로 널리 유명해졌고, 이런 저런 모임에서 연사가 심심치 않게 인용했던 시라, 시집을 애독하지 않던 나까지 시를 좋아하는 마음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