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평범한 일상에서 발견한 빛나는 삶의 노래!
김중혁의 두 번째 소설집『악기들의 도서관』. 2008년 김유정문학상을 수상한 작품 가 수록되어 잇다. 첫 작품집에서 독특하고 오래된 사물들을 하나의 고유한 존재로 되살려놓았다면, 이번 작품집에서는 피아노, LP음반, 오르골, 악기 소리가 채집된 음악파일, 전기기타 등 온갖 소리들을 한데 모아 한층 다양하고 성숙해진 변주를 선보인다.
작가는 경쾌하고 발랄하고 유쾌한 문체를 기본으로 삼고 있다. 음악으로 표현하자면 언제나 장조로 시작하고, 알레그로의 빠르기로 경쾌하게 연주되는 소리이다. 하지만 음악이 끊어지고 남는 빈 자리에는 안단테의 빠르기로 연주되는 단조의 소리, 즉 조금은 음치이고 또 조금은 박치인 평범한 사람들의 수줍고 낮은 목소리를 담아낸다.
이 책에는 어느 한 군데쯤은 모두 '엇박자'인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8편의 노래가 담겨 있다. 작가가 직접 말한 것처럼, 레코드숍에서 적당히 고르거나 MP3로 다운받은 음악이 아니라 선물받을 사람을 생각하며 정성스럽게 고른 음악을 직접 녹음한 테이프 같은 소설집이다. 엇박자로 조금씩 어긋난 하모니가 들려주는 일상의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매뉴얼이라는 것은 제품에 대해 알아가는 첫 번째 관문이다. 우리가 제품을 구입하였을 때 거의 모든 제품에는 매뉴얼이 있다. 매뉴얼을 보면 주의사항과 구성품 그리고 작동법 등이 적혀있다. 우리는 이런 매뉴얼을 통해서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고 어떻게 이 제품을 사용할 것 인지 알게 된다. 그렇지만 사실 모든 사람들이 매뉴얼을 다 꼼꼼히 읽어보지는 않는다. 매뉴얼은 너무 딱딱한 말투로 정보를 전달한다. 우리는 제품에 대해 알아가기 전에 이러한 매뉴얼에 싫증을 느끼고 대충 훑어보게 된다. 우리는 모든 매뉴얼이 다 비슷하다고 느낀다. 읽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