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카카오 브런치 21,000 독자가 선택한
말과 관계를 향한 서늘한 고찰
《소심해서 좋다》 왕고래 작가의 두 번째 에세이
염려의 탈을 쓰고 자존감을 들쑤시는
다정한 말들에 대하여
감히 대놓고 파헤치지 못했던
평범한 대화의 결을 해부하다
“오해하지 말고 들어,” 아, 이건 불길한 대화의 전조다. 이 사람이 또 무슨 말을 하려고 그러나, 마음의 방어진을 단단히 쳐둔다.
《후회 방지 대화 사전》은 흔히 건네는 대화 속에 숨은 인간의 삐딱하고 속 좁은 진심을 신랄하게 파헤친다. 기분 좋은 인사말이 오가는 가운데 뒤통수에 지뢰처럼 걸리는 포인트가 있었다면, 그 말이 바로 저자가 이 책에서 다루는 말들 중 하나인 셈이다. 왕고래 작가는 이런 말을 ‘미운 말’이라 칭한다. 그 대화의 결은 일관되게도 한 가지 콘셉트를 고수한다. “함부로.” 공격적인 단어가 담겨 있지 않음에도 심각하게 사람의 폐부를 찌른다. “그건 별론데?”라는 말로 상대의 가치관을 지르밟고, ‘너’를 위한다는 듯이 덧붙이는 “이해했느냐”는 말은 들을수록 듣는 이를 무능력한 사람으로 여기게 한다. 《후회 방지 대화 사전》은 무심결에 내뱉게 되는 독한 말들의 민낯을 속속들이 따져본다.
오늘은 후회 방지 대화 사전에 대한 독후감에 대해 쓰려 한다. 나는 서비스 직종에서 일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상대방의 얼굴의 표정에 민감하고 눈치가 빠르다. 내가 서비스 직종에 있으면서 얻은 직업 능력이다. 직업상 이 분야에 오래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구와 가족의 대화에도 나는 자꾸 상대방의 표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그러다가 나중에 알게 된 것인데, 내가 자주 사용하는 문장에 대해 상대방의 표정이 안 좋을 때가 많았고 나는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 말 한마디가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또는 “상처받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고 후회하고 싶은 순간들을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후회에 대한 책을 찾다가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