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단언컨대, 어떤 존재도 혐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혐오의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이 책은 접촉의 역효과에 대해서도 주목한다. 개별 인간이 아닌 집단으로 만날 때,
개인이 아닌 오로지 ‘우리’와 ‘그들’이라는 부족들이 만날 때 역효과는 두드러진다.
저자는 부족적 사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부족에서 빠져나와
작고 비정치적 상황에서 사적으로 만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저자는 다른 정당에 투표하는 8,000명 이상이 모여 함께 대화하며
각자의 편견을 극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독일이 말한다’ 프로젝트를 마련하기도 했다.
혐오를 뛰어넘어 우정을 쌓아 가는 전 세계 곳곳의 생생한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한 가지에 대해 분명하게 시사한다.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싶다면, 인종주의, 동성애 혐오, 이슬람 급진주의, 무정부주의를 내려놓게 하고 싶다면,
그 사람에게 틀렸다고 말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알려 준다.
편견과 혐오를 허물기 위해서는 만나야 한다, 접촉해야 한다.
바야흐로 혐오의 시대이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것들에 대한 증오와 적개심, 분노가 끊이질 않고 있다. 어쩌면 저자가 바라는 '혐오 없는 삶'이 대중에게 받아들여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되는 것이 아니라,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혐오 없는 삶에서는, 우리의 혐오가 어떻게 생겼는지, 그리고 그 혐오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이 이루어진다. 사실 평소 생각을 깰 수 있는 이러한 책들을 읽지 않으면, 생각이 고여 마치 고인 물처럼 썩게 된다. 생각의 전환과 틀을 바꾸어주는 이러한 책들은 독서의 너무나도 좋은 순기능이다.
본격적으로 혐오에 대해 알아보기 전, 저자는 '필터 버블'에 대해 소개하며 여러 일례를 말한다. 사실 외국에서 쓰여진 책이라 다른 나라에서 특정 국가에 대한 반감이나 다른 감정에 대한 자세한 서사를 알지 못한다. 하지만 내가 이해하기로 쉽게 설명하자면,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한일전'에 누구보다 큰 관심을 갖는 것과 비슷한 맥락인 듯 싶다. 과거 우리나라를 약탈했던 일본에 대한 알게 모르게 가지고 있는 적대적인 감정과 같은 것들이 과거 전쟁이 활발하던 시기에 첨예하게 대립하던 국가들 간에도 당연하게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읽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