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일본 대표 문학상을 휩쓴 천재 작가의 인장 같은 소설 『미궁』
독자들의 요청으로 10년 만에 전격 재출간!
“근데 이 사건 말이야. 범인이 들어온 흔적이 전혀 없어. 어디에도…….”
들어온 사람도, 빠져나간 사람도 없는 ‘종이학 사건’의 전말
지나치게 아름다운 엄마와 그런 아내를 광적으로 감시하는 아빠, 사춘기의 성적 욕망을 여동생에게 푸는 아들과 오빠를 피해 다니는 딸. 묘하게 뒤틀린 가족이 집에서 죽었다. 벽장에서 수면제를 마시고 잠든 딸만 빼고. 집에 누군가 들어온 흔적도 없고, 유일하게 열려 있던 화장실 창문은 사람이 드나들 수 없을 정도로 틈새가 좁다. 충격적인 것은 312개의 종이학에 묻혀 있었던 엄마의 사체인데, 사건 현장 어디에서도 지문은 검출되지 않았다. 사건이 미궁에 빠진 채 22년이 흐른 지금, 살아남은 딸은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다. 그녀는 범인의 정체를 아는 걸까? 22년 전 그날, 그 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일본 대표 문학상을 휩쓴 천재 작가 나카무라 후미노리의 인장 같은 소설 『미궁』이 독자들의 요청으로 10년 만에 전격 재출간되었다. 나카무라 후미노리는 “악으로도 인간의 참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각오로 왕성한 집필 활동을 해왔다. 그의 작품들은 일본 대표 문학상을 섭렵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영미권에서는 2년 연속 최고의 추리소설에 오르며 대중성을 입증했다. 새롭게 단장한 표지와 옮긴이의 말을 덧붙인 복간작 『미궁』을 통해 독특한 시선과 문체, 헤어나기 어려운 늪과 같은 우울을 빚어내는 나카무라 후미노리표 추리소설의 진수를 다시 한번 확인할 절호의 기회다. 단언컨대, 강렬한 쾌감과 오싹한 여운을 맛보고 싶은 독자에게 후회 없는 책이 될 것이다.
복잡한 인간의 내면을 거미줄처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선뿐만 아니라 악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역사적 사건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매일 아침 뉴스 사회에서는 인간이 저지르는 일들을 발견할 수 있다. 아무도 상상할 수 없는 기적적인 일을 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 인간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인간의 악과 집단 광기에 초점을 맞춘 나카무라 후미노리의 대표작도 인간의 어두운 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견이라는 청년은 별로 대단한 우연의 일치로 만난 여자의 집에서 일어난다. 사옥을 나서던 중 아주 평범해 보이는 형사가 그에게 다가와 명함을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