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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지만 느낀 점을 쓰기에 앞서 솔직하게 말하고 싶다. 나는 책의 첫 목차를 읽고, 한동안 이 책을 펼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무엇보다 고고학 관련 내용이 과도하게 실려있어서 싫증이 났기 때문이다. 사실 이는 웃어넘길 만한 이유라기보다는 유치하다고 생각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고고학에서 사용되는 용어를 하나도 모르는 상황에서 책을 펼치려고 하니 무서움이 앞섰던 것도 사실이다. 그림으로 제시된 유물의 도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격자문·파상문이 도대체 어떠한 무늬인지 등 고고학적 개념들은 나에게 혼란만 주었다.
그렇게 책 읽기를 부정하던 중 5월 12일에 선생님이 하셨던 말씀이 떠올랐다. “두 권의 책을 모두 읽고 글을 쓰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러나 스스로 힘들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즉 사랑이 있는 고생을 해봐라.”라는 말씀이었다. 사실 새로운 개념을 배운다는 것은 설레기도 하지만 두려운 일이다. 통념이라고 여겼던 생각들이 철저히 깨질 수도 있고, 모르는 내용이 많은 경우 좌절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사랑이 담긴 고생이라면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다. 막상 부딪히고 후회하더라도 새로운 도전을 해봄이 뜻깊은 일이 아닌가. 그렇게 의자에 앉아 읽지 못한 부분들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이번에 독후감을 쓰면서 주안점을 두고자 했던 것은 두 가지이다. 바로 글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로 바라보는 것, 역사적 사실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이었다. 물론 책의 강점을 빼먹고 이 두 가지만 집중적으로 다루기엔 어려움이 있다. 그렇기에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을 위주로 책의 강점을 생각해보고 이어 두 가지의 내용을 모두 다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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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내가 몰랐던 내용을 전달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그저 역사적 사실을 나열한 것이 아닌 놓치고 있던 부분을 터치해줬던 대목이 그러했다. 가령 ‘태자(太子)’와 세자(世子)에 대한 용어 정리 내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