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많은 것에 집착하느냐, 적은 것에 집착하느냐, 그 차이뿐이었다.
무엇을 비울까가 아니라 무엇을 남길까 물어야 했다.”
내 인생에 진짜 필요한 것만 남기는 건강한 미니멀리즘
★★★ 7시간 만에 독자 펀딩 100% 달성 ★★★
★★★ 브런치 100만 조회 화제작 ★★★
★★★ tvN 〈신박한 정리〉 ‘정리왕 썬더이대표’ 강력추천 ★★★
펀딩 시작 7시간 만에 100% 목표를 달성하고, 최종 480여 명의 독자가 참여한 에세이 《어느 날 멀쩡하던 행거가 무너졌다》가 독자들의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출간되었다. 이 책은 하루 평균 1만 명의 독자들이 찾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브런치 시작 3개월 만에 30만 조회를 기록한 이혜림 작가의 신작이다.
누구보다 맥시멀리스트였던 이 작가는 어느 날 무너진 행거 앞에서 물건의 무게감을 느끼고 비워내기를 시작한다. 가득 채워본 경험, 왕창 비워본 경험을 모두 해본 이 작가는 그 두 가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로 가득 채우고 왕창 버리기를 반복하는 일회성 미니멀리즘이 아니라 처음부터 내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것들로만 채우는 ‘건강한 미니멀리즘’이 필요하다는 것. 맥시멀리스트에서 10년차 미니멀리스트가 되기까지, ‘건강한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는 삶의 태도를 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멀쩡하던 행거가 갑자기 무너졌다. 행거에 걸려 있던 옷가지들이 모두 앞으로 쏟아졌다. 서둘러 행거 기둥을 붙잡고 다시 세우려는데 걸려 있는 옷들의 무게에 눌려 행거는 폭삭 내려앉아 버렸다. 땀범벅이 되어가며 옷가지들을 걷어내고 행거를 세우기 위해 애써보았지만 헛수고였다.
그때 처음으로 내가 가진 옷의 무게를 느꼈다. 내 몸은 물론 행거도 감당하지 못하는 옷의 무게. 옷에 짓눌리는 느낌이었다.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무너진 행거 주변으로 널브러져 있는 옷들을 보면서 사놓고 한 번도 입지 않은 옷들이 가득하다는 걸 깨달았다. 몇 년 전엔 잘 입었지만 지금은 어쩐지 손이 안 가는 옷, 단추가 떨어지거나 얼룩이 안 지워지는 옷 등 갖가지 이유로 더는 입지 않는 옷이 많았다. 심지어 오늘 처음 보는 듯한 옷도 있었다.
내가 가진 물건들의 부피가 비로소 눈에 들어왔다. 방 한가운데에 앉아 자취방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내 시선이 훑어본 나의 자취방은 작은 빈틈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온갖 물건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선반 뒤쪽과 서랍 안쪽, 저 박스와 이 박스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 나조차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갑자기 숨이 턱 막혀왔다.
내가 가진 물건들의 양이 현실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그저 당시 내가 알고 있던 사실은 무언가 변해야 할 타이밍이 왔다는 것이었다.
어느 날 멀쩡했던 행거가 무너졌다, 프롤로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