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다양한 유토피아의 성찬
『사라진 유토피아』는 지난 3000년간 인류가 꿈꿨던 다양한 유토피아에 대해 이야기한다. 플라톤과 공자가 유토피아로 가는 길을 제시하면서 서양과 동양에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책은 그 궤적을 따라 철학과 경제학, 그리고 과학과 계몽의 세계사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책은 더불어 단순한 나열에서 한 발 나아가, 그것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곳에 도달할 수 없는 이유로 책은 노장철학을 연상시키는 ‘반작용’의 존재를 들고 있다. 아울러 유토피아에 대한 여전한 욕망이 ‘희망 고문’의 뿌리라고 진단한다.
양념처럼 들어간 대한민국 근현대사에 관한 분석도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통상의 교과서들이 조선-일제강점기-대한민국으로 한국사를 구분하고 있는 가운데, 책은 조선-대한민국이란 구조로 놓고 한국 근대사를 분석한다. 그리고 근대의 특징은 조선의 성리학적 유토피아와 근대화의 유토피아가 대립해왔던 시간이라고 말한다. 서로 다른 유토피아의 꿈이 대립하는 과정으로 근대를 분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