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사람과의 관계를 잘 맺지 못하고 대처 능력이 떨어져 숱한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그리하여 사람들 사이에서 오고 가는 무의식적인 교류에 오랫동안 관심을 두고 관찰하고 연구한 저자는 심리전에서 승부가 판가름 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 연구 결과를 한데 묶은 것이 이 책 『타인 조종술』이다.
책 제목을 보는 순간 집어들 수밖에 없었다. 타인을 조종할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참을 수 없는 유혹인가? 다른 사람을 내 마음대로 조종하는 일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일이다. 한 때 최면술이 그렇게 인기를 끌었던 이유도 그랬다. 타인의 행동은 내 마음에 들 때보다는 내 신경을 거스를 때가 더 많다. 그러니 타인을 조종할 수 있다는 말은 언제나, 그리고 누구에게나 매력적이다.
물론 이 책을 읽는다고 타인을 조종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나를 조종하지 못하도록 할 수는 있다. 사실 저자의 의도도 여기에 있다. 저자는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타인을 조종하려는 사람들’, 다시 말해 사기꾼들이 어떤 방법으로 타인을 조종하는지를 설명한다. 이들이 남을 속여먹는 방법을 공개함으로써 거기에 속아넘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나쁜 방향으로 생각이 뻗치는 것은 막을 수가 없었다. 사기꾼들이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면, 오히려 사기꾼이 되는 것을 장려하는 것이 아닌가? 과연 이 책은 사기꾼을 만드는 책인가, 아니면 사기꾼에 대해 경고하는 책인가? 어느 한 쪽을 틀렸다고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각각의 입장에서 느낀 점을 모두 서술해보려고 한다.
먼저 이 책을 사기꾼에 대한 경고로써 읽었을 때의 감상이다. 가장 먼저 “사기를 당하지 않으려면 그 수법을 잘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르면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사기이다. 사기수법이 날로 교묘해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기꾼들이 인간의 선량함을 이용하려 들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가장 좋은 예가 작은 부탁을 반복한 다음 큰 부탁을 하는 경우이다. 사기꾼들은 호의를 보인 사람에게 고마움을 표현하지는 못 할망정, 부담스러울 정도로 큰 것을 요구하며 우리 호의를 기만한다. 뿐만 아니라 어려운 처지라고 인정에 호소하며 금전을 요구하기도 한다. 모두 호의를 이용하는 사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