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9명의 천재 수학자에 관한 흥미로운 뒷담화를 담은『천재 수학자들의 영광과 좌절』. 이 책은 NHK 교육텔레비전 방송에서 2001년 8월에 시작하여 8회에... 광선계 이론을 증명한 윌리엄 해밀턴, 편미분방정식의 핵심이론을 알아낸 소냐 코발레프스카야 등 9명의 천재 수학자들의 좌절과 영광을 조명하고 있다.
“혁아, 집에 오는 대로 메모에 적힌 대로 해라.”
토요일이라 일찍 하교했던 날이었다. 나는 현관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대신 엄마가 남긴 메모 한 장만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나는 엄마의 메모대로 명을 따랐다. 외삼촌의 승용차를 탔고, 1시간 30분을 달려 목적지인 인천에 도착했다. 그리고는 2층을 향했다. 소복을 입은 엄마가, 나를 외증조할머니께 인사시켰다. 나는 두 번 절하고 다시 반절을 올렸다. 외증조할머니의 사진 밑으로 ‘성명불상’이란 단어가 낯설게 다가왔다. 엄마는, 할머니의 성은 김 씨이며 이름이 호적에 기록되지 않아, 이름을 알 수 없다는 뜻의 ‘성명불상’이 이름으로 기록되었노라 알려 주셨다.
나는 밥을 먹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쌀알들이 내 목구멍으로 힘겹게 넘어갔다. 물을 마셔 겨우 진정시키며, 나는 이름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구십 평생을 이름 없이 살아오신 외증조할머니를 생각해 보았다.
“수학의 신은 우리가 지불하는 희생 이상의 보상은 해주지 않는다.”(본문 109쪽)
평소 수학 서적을 고를 때 보는 기준이 크게 2가지 있다. 첫 번째로 그 책이 다루는 애용이 다른 책들과 차별화되는지, 두 번째로 책의 내용을 통해 독자들이 깨달음을 얻을 점이 있는지. 이 책은 그 2가지를 모두 만족하는 책이다. 사실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책 제목 때문이다. 오일러나 아인슈타인처럼 비교적 순탄한 수학자로서의 인생을 산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 수학자는 수학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수학 독후감을 쓰기 위해 도서관에서 책을 찾다가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요즘 학교에서 매주 1번씩 보는 수학관련 미드에서 수학자가 너무 멋있게 나와서 진짜 수학자들에 관해서 평소부터 궁굼하였기 때문에 더욱 더 흥미있었다. 그리고 지은이인 후지와라 마사히코는 일본의 수학자로서 수학자들의 정신세계를 아름답게 표현한다고 소개되어있어서 더욱더 깊이 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세계적인 수학자 9명을 찾아 떠나고 천재 수학자들이 전기를 간략하게 소개되어져 있다. 이 세계적인 수학자들을 표현한 모든 것들이 정말 대단하고 예술적으로 설명되어져 있었다.
가장 흥미있었던 내용중 하나는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법한 아이작 뉴턴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을 괴롭힙 미적분법을 찾아낸 수학자이며 자연과학자인 동시에 국회의원과 조폐국장을 지냈던 대단한 수학자이셨다. 비록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어린시절을 지내고 일생을 독신으로 보냈으며 중년 때 1년간 정신착란 증세로 고통받았던 사실은 매우 안타까웠다.
수학공부를 하다가 문제가 안 풀리거나 개념이해를 하기 어려울 때는 정말이지 속상하고 화가 나고 눈앞이 캄캄해진다. 또한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은 더욱 더 어려워 질 텐데...’와 같은 생각을 함으로써 불안감을 느끼고 수학에 대한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나뿐만이 아니라 고등학생이라면 대다수의 학생들이 이러한 생각을 한번쯤 해보았을 것이다. 자신은 수학을 잘하고 싶은데 공부하다보면 수학이 갈수록 어려워 지다보니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고 그래서 좌절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면 자신의 뇌를 의심해보기도 하고 자신은 영영 안 되는 것일까 혹은 아예 소질이 없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에게 묻기도 하며 자기 자신을 무차별적으로 탓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내가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영광과 좌절’ 이라는 한마디를 본 순간 왠지 모르게 ‘영광과 좌절’ 이 5글자가 낙인이라도 찍힌 듯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후지와자 마사히코는 1943년에 태어나 수학자이자 수필가로 활약 중이다. 현재 오차노미즈 여자대학 이학부 교수이며 미국 콜로라도 대학,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를 지냈다. 그는 수학자의 이론적 시점과 문화를 깊이 사랑하는 정서적 시선이 담긴 글로 정평을 얻고 있다. 원래 이 책은 일본 NHK 방송사 다큐멘터리로 방영되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화제의 프로그램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든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수학의 천재들의 학문적 성과를 발로 뛰어 다니며 썼으며 천재 수학자들의 숨은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간다. 우리는 흔히 천재는 단지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는 속설을 믿어왔다. 그러나 천재는 뛰어난 스승과의 만남, 선배 수학자들의 축적된 연구업적 등이 없었더라면 그들의 천재성도 진가를 발휘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천재란 혼자만의 힘으로 시대를 앞서가는, 뼈를 깎는 창조의 괴로움과 고통을 참고 걸어가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