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민주주의 문화의 형성과 정착은 민주사회를 구성하는 시민들의 의식과 행동에서 비롯된다. 사회에 성숙한 시민들이 충분히 존재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민주주의 제도가 주어졌다손 치더라도 그것을 민주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 즉 시민없는 민주주의는 허울만 남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주의를 제대로...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는 합법적으로 국가의 모든 이익을 누리는 사람을 시민으로 정의했다. 현대적 의미에서 시민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그 사회가 보장하는 모든 권리를 완전하고 평등하게 누리는 사람이라는 정의에 비춰볼 때 17세기 인물 스피노자가 보는 시민은 상당히 현대적이다.
시민이라는 개념은 그동안 시민의 권리를 국가에서 빼앗아 오면서 형성됐다는 역사성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권리와 의무를 판단하는 규범적 성격도 가지고 있다.
고대 그리스인이나 로마인들은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가진 사람을 ‘시민’으로 봤다. 시민은 그들이 속한 국가나 자치단체 운영에 참가하면서도, 아울러 그들이 속한 '공동체'를 지킬 '의무'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렇듯 시민은 역사적으로 정치 참여의 권리와 의무를 함께 가진 존재로 파악돼 왔는데, 공동체 사회에서 정치권력의 주체로서의 ‘시민’이란 개념은 18세기 왕정체제를 무너뜨리고 시민이 국가의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 사회를 세우는 이념으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