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세계적인 여성 페미니스트들의 대담집
이 책은 세계적인 여성 페미니스트 주디스 버틀러와 가야트리 스피박의 대담집으로, 민족국가의 모순을 들여다보는 사유의 향연이 담겨 있다. 그들은 이 긴요한 대담을 통해 전지구화 시대에 민족국가에서 배제된 이들이 처한 현실과 상황을 들여다본다.
버틀러는 국가...
1. ‘국가/상태’의 의미
전지구적 국가 state에 대한 질문을 던질 때 우리는 어떤 상태 state에 처해 있는 걸까요? 우리가 ‘state'라고 할 때 그건 국가를 의미하는 걸까요, 아니면 상태를 말하는 걸까요? 국가는 권력이 집약되는 지점이지만 그렇다고 권력의 모든 것은 아닙니다. 또 항상 민족과 일치한다고 여겨지는 민족국가 nation-state도 아니지요. 민족에 기반하지 않은 국가도 있고, 한 국아 안에서 민족적 기반의 차이 때문에 안보 문제로 경합을 벌이기도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국가라는 단어는 ’민족nation'이라는 단어와 분리될 수 있습니다.
영어에서 민족국가는 민족과 국가를 하이픈으로 연결해서 표기합니다. 여기서 하이픈의역할은 무엇일까요? 민족과 국가의 관계를 설명할 때, 하이픈은 이 둘의 관계를 정교하게 이어주는 걸까요? 역사적으로 국가와 민족이 절합된 방식을 표시할까요? 이 둘의 관계의 핵심에 있는 오류의 개연성을 지적하는 걸까요?
우리가 이러한 질문을 던지는 상태는 우리가 소속된 국가와 관계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정신 상태처럼, ‘우리가 처한 상태’를 설명해 주는 조건과 그 상태의 경향을, 우리에게 시민권을 부여하고 잠정적인 거처를 제공하는 ‘국가’와 어떻게 차별화해서 이해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국가/상태’의 의미를 ‘우리가 처한 조건’이라는 의미로 고찰해 본다면, 그것은 우리가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을 가리킬 수도 있고, 화가 나 있는 상태를 얘기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