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어린 나이에 아버지가 정해준 남자와 혼인한 쇳네는 으레 다른 부부가 그러니 같이 사는 것뿐 남편이 무서울 따름이다. 쇳네 아버지가 동이를 쇳네 남편으로 들인 데는 아들이 필요해서도, 자신의 기력이 쇠퇴해서도 아닌 단지 데릴사위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쇳네 아버지로 말하자면 밖에 나간 집안 식구를 부를 때 집에서 마을을 향해 부르면 온 동네가 쩌렁 쩌렁 울릴 정도로 정정해 마을 사람들이 호랑이 영감이라고 불렀다. 또한 쇳네 아버지는 마을 모두가 미친 짓이요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던 개울둑 임자 없는 땅을 밭으로 일구었을 뿐만 아니라 강둑에 띠와 억새풀을 길러 동둑을 든든히 하는 동시에 땔나무까지 누구보다 풍성하게 얻을 수 있는 여건까지 조성한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다.
봄철부터 가을철까지 쇳네 아버지는 날씨가 흐려도 자신의 피땀을 흘려가며 이룩한 이 동둑에 와서 앉아 있는 게 하루일과였다. 한번은 어떤 사람이 쇳네 아버지의 동둑에서 땔감을 훔쳐가려 했지만 거기 앉아서 졸고 있는 쇳네 아버지를 보고 깜짝 놀라 모든 걸 내팽개치고 도망간 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