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설득력 있는 말과 글을 위한 10가지 논리도구 <설득의 논리학>은 논리적이고 설득력 높은 글쓰기와 말하기를 위한 실용적인 논리학 교양서이다. 인문학 전 분야를 넘나들며 우리시대 철학 대중화를 이끈 저자가 현대인의 삶의 키워드인 '설득'에 초점을 맞춰 논리학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논리학...
말과 글에는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강한 설득력이 담긴 연설을 듣고 그를 지지하게 되는 사람이 생기는 것만 보아도 그렇다. TV 광고에 나오는 연예인을 보면서 그들이 광고하는 상품을 사용하면 그들처럼 될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책 ‘설득의 논리학’은 이러한 일들이 가능한 이유를 털어놓는다.
귀가 얇은 사람은 다른 사람이 이야기하는 말에 쉽게 넘어간다. 어떤 논리를 통해서 그런 결과들이 도출되는지, 모순이 되는점은 없는지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잘못된 데이터베이스라고해도 그렇다고 말을 하면 정말 그런 줄 알고 넘어간다. 신빙성이 있어 보이는 말을 내 뱉으면 실제로 그렇다고 생각을 한다.
가. 설득의 도구로서의 논리학
텔레비전을 켜면 정치시사프로그램이 매일 쏟아진다. 서로 생각을 달리하는 정당의 얼굴들이 나와 동일한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친다. 더러 시청자들이 보기에도 뻔히 보이는 사안에 대해서도 교묘한 말장난이 화면을 온통 장식한다.
그런가 하면 요즈음은 자녀가 학교에서 사소한 불이익이라도 받으면 그걸 잘 참지 못하는 부모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중 어떤 사람들은 분을 이기지 못해 학교까지 찾아와 교사에게 그 분을 직설적으로 표출하기도 한다. 그 부모에게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는 나중 일이다.
말의 무게를 생각할 때다. 내 말이 다른 사람을 불쾌하게 했다면 그건 분명 어딘가 내 말이 잘못된 것이다. 내 주장을 설득력 있게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말을 설득력 있게 하기 위해서는 내가 하는 말이 조리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말의 논리일 것이다.
김용규의 『설득의 논리학』은 바로 그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생각된다. 논리적으로 말한다는 것은 곧 상대방을 최대한 배려한다는 말이다. 설득은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이 ‘설득의 논리학’인 이유일 것이다.
이 책은 논리학으로 말과 글을 단련해 설득력을 높여주는 10가지 방법을 설득의 도구로 활용하여 논리학의 가치와 이를 활용하는 실질적 기술들을 알려주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논리학은 복잡하고 어렵다는 편견을 무너뜨리고 있다.
지금의 시대는 논리와 설득의 시대다.
옛 시대에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정한 생활구역 안에 머물면서 동일한 사람들을 만나며 의사소통하는 삶을 살았지만 지금의 시대는 과거와 같지않다. 통신망,운송의 발달로 인해 사람들의 생활구역의 경계가 사라졌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하루이틀이면 지구 반대편에 갈 수도 있다. 이러한 발달로 인해 사람은 공간적 제약을 이겨냈다.
제약, 즉 경계가 사라짐에 따라 사람들은 더욱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었으며 일정한 사람을 계속해서 만나는 것이 아닌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 만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예를 들자면 운송업을 하는 업자와 거래상대와의 만남, 정치적 권력을 위해 유권자와 만나는 정치인, 작게는 대학교 조별과제를 위해 만나는 조원처럼 우리는 특정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단기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일이 늘어났으며 이러한 목적을 원활하게 이루기 위해는 상대방을 설득해야한다.
운송업자는 운송일을 자신에게 맡기게 하기 위해 거래상대를 설득해야 하고 정치인은 유권자가 자신을 뽑도록 설득해야 하며 조별과제를 원활하고 수월하게 이뤄가기 위해 조원들을 설득해야 한다.
옛 시대처럼 서로 얼굴을 익혀가며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해나가며 감성을 통해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 통하지 않으니 이성적인 논리를 통해 상대방을 설득해야하기에 논리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그러므로 지금의 시대는 감성의 시대가 아닌 논리의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
설득의 논리학(김용규 지음) 이란 책은 이성의 논리를 알기 쉽고 배우기 쉽도록 논리학의 거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의 예를 들며 논리를 설명한다.
이 책은 논리라는 커다란 뿌리 안에서 갈라져나온 귀납, 연역 추론 방식, 예를 들어가며 펼치는 예증법,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번씩은 들어봤고 사용해봤을 삼단논법 등등 여러 방식들의 논리법을 그 논리법의 대표적인 위인들의 일화, 논문, 저서 등을 통해 설명하기에 이해하기 쉽다.
심리학하면 가장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단연 프로이드다. 프로이드는 오늘날 이루어지고 있는 상담과 심리치료의 기반을 놓았다. 그의 이론은 현재까지도 많은 영역에 영향을 끼치고있다. 물론 프로이드 이론의 모든 면이 수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이론 덕분에 정신건강에 관한 현대의 이론들이 그 기반을 얻을 수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 또한 논리학의 기반을 놓았다. 아리스토텔레스도 학문의 아버지라고 불릴 만큼 학문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 책에 모든 챕터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언급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후대 많은 학자들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에 자신의 이론을 추가하기도 했고, 그의 이론을 반박하기도 했고, 변형하기도 했지만 그 기초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에 있었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를 중심으로 책의 내용을 요약하고자 한다.
본격적으로 책의 요약을 들어가기 이전에 논증이 무엇인지 정리를 해야할 것 같다. 책 제목이 ‘설득의 논리학’이고 이 책에서는 논증은 자신의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고 설득을 목적으로 한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논증은 추론을 표현하는 방식에 따라 비형식 논증과 형식 논증으로 나뉜다. 비형식 논증은 일상생활에서 사하는 언어로 표현되는 논증이고, 형식 논증은 p,q와 같은 기호를 사용해 표현되는 논증이다.
매주 월요일 ‘발표와 토론’ 수업시간에 학우들과 각 화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적어와서 발표하고 교수님과 의견을 나누는 활동을 합니다. 또한 수업시작 전에는 ‘하버드 말하기 수업’ 이라는 책으로 각 주제를 맡은 조원들의 프레즌테이션 발표가 진행되죠. 이 책을 집어 들자마자 저희 조가 발표를 맡았던 3조는 설득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하였던 생각이 났습니다. 고대의 어느 명인은 ‘말은 그저 겉으로 드러나는 허상에 불과하다’라고 언급한 바가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서 말은 어느 분야에서든지 중요하고 강력하게 사용되는 무기입니다. 이러한 말을 할 때 있어서 가장 필요한 요소는 논리력인데, 논리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지 알아봅시다. 책에서는 논리적으로 말을 잘했던 인물들을 예로 들어 방법들을 알려주는데, 그 중 ‘삼단논법의 변형’과 ‘Yes-but 논법’이 인상 깊습니다.
-토론술과 논쟁술
1955년에 공개된 피라미드의 발굴품 중 열한 개의 조각상은 모두 고대의 시인과 철학자들의 것이었는데, 소크라테스나 아리스토텔레스가 없고 프로타고라스가 있다는 사실은 헬레니즘 시대에 ‘논쟁술’이 높게 평가되었다는 증거이다. 프로타고라스는 논쟁술에 아주 뛰어났다.
-토론을 위한 기술들
만일 우리가 헬레니즘 시대 사람들처럼 논쟁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가정 했을 때, 철학 교수들을 상대로 철학사에 중요한 업적을 남긴 철학자를 묻는 설문조사에 프로타고라스보다 먼저 올 철학자가 있다. 바로 아르투르 쇼펜하우어다. 의학전공자였던 쇼펜하우어는 철학을 거의 독학 한 후 대표저서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발표하였으나 몇 부 밖에 팔리지 않았다. 그 후 운 좋게 헤겔의 눈에 띄어 대학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으나 수강생이 적어 그마저도 그만두게 되었다. 그런데 헤겔에 경쟁심을 가지고 평생 욕했다고 한다. 말년에 예술가들 사이에서 명성을 얻었을 때에 그는 전혀 감동받지 않았고, 어머니 요하나 쇼펜하우어에게 문전박대를 받으며 원래부터 까칠한 성격이었던 쇼펜하우어의 타인에 대한 생각은 의심과 냉소뿐 이었고 타인과의 대화는 교활한 논쟁술로 가득했다고 한다. 상대방을 곤궁으로 몰아넣는 야비한 술수를 담은 책이 그의 사후에 출간되기도 했다.
쇼펜하우어는 토론술을 ‘담화의 상대방들이 질문과 답변의 방식으로 무언가를 반박하거나 무언가를 증명하려 주장할 때 사용하는 말하기 기술’이고 그 목적은 ‘오로지 자신의 주장이 옳음을 굳게 지지하는 것’이라고 했고, 논쟁술을 ‘정당한 수단을 쓰든 정당치 못한 수단을 쓰든 자신의 주상을 방어하고 상대방의 주장을 무너뜨리는 데 사용하는 기술’이라고 구분했다. 그는 논쟁에서 승리하는 사람은 올바른 주장을 내세우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고 방어하는 데 교활하고 민첩한 사람이기 때문에 논쟁술은 진실이 어디에 있는지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했다.
화려한 수사학으로 이름을 떨친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하나인 햄릿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To be or Not to be. 흔히 죽느냐 사느냐로 의역된다. 고통을 감수하며 세상에 맞설 것인가 아니면 고통을 내려놓고 잠에 들 것인가를 고민하며 하는 말인데 햄릿의 내적갈등을 독자들에게 강렬한 단 한마디로 아로새겨놓는다. 다르게 말하면 독자들을 설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렇듯 강력한 문장 하나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 문장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더욱 와 닿게 된다.
‘설득의 논리학’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책은 겉으로 보기엔 한없이 딱딱하고 지루한 인상을 풍기지만 사람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것과 같은 스토리 텔링 형식으로 설명되어있으며 옴니버스형식으로 논리학이라는 것을 10개로 분류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논리학이라는 것을 처음 접해보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이 책에 다가갈 수 있다.
저자는 현대에 와서는 잊어버린 과거부터 존재해온 논리학의 정수들을 통해 현재를 사는 우리들이 배워야 할 것들을 일깨워 준다. 논리학은 철학 속에서 발전해 왔다. 소크라테스는 수사학과 예증법의 달인이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배열법과 yes-but논법을 베이컨은 귀납법, 비트겐슈타인은 연역법을 발전시켰다.
과연 평소에 나는 얼마나 많은 논리적 설득에 의해 노출되어져 있을까? 아마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에 노출되어져 있고, 설득 당하며, 과하게 표현하면 이용당해져 왔을 것이다 라는 걸 이 책을 읽고 난 후 알게 되었다. 나는 이제껏 내가 생각하여 선택하고 행한 것들이 내 스스로 의지에 일어나는 일련의 결과라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알았다. 작게는 내 주위 사람사이의 약속부터, 광고매체를 통한 물건 구매 그리고 크게는 정치적 성향까지 논리적 설득에 의해 좌지우지 되었다는 것 을 말이다. 사실 처음 이 책을 읽기에는 굉장히 어려웠다. 공대생에게는 낯설기만한 논리학이라는 단어와 책에 나오는 여러 철학자들의 이야기까지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어느 정도 읽다보니 흥미가 생겼다. 논리학의 쓸모가 이렇게 다양 할 것 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책은 나에게 필요한 것은 논리학이다 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