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식이 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마음이 꽤 묘했다. 어쩐지 편안한 듯 보이면서도 순간순간 마음속에 미묘한 찌르레기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실 처음에는 제목이 자극적으로 느껴지지 않아 큰 기대 없이 펼쳐보았다. 그런데 몇 장 넘기다 보니 갑자기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지극히 내 주변과 가까운 이야기인데도, 평소엔 애써 무심히 흘려보내던 인권 문제를 책 전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성과 장애인에 대한 내용도 꽤 비중이 컸다. 인종차별 얘기도 나온다. 책 안에서 만난 현실은 평범한 일상 틈에서 깊이 드러나기도 했고, 때로는 영화나 드라마 속 한 장면처럼 인상적으로 부각되기도 했다. 어떤 페이지를 읽을 때는 마음 한편이 무거워지고, 또 다른 장면을 읽을 때는 왠지 흡족하거나 가슴이 따뜻해지는 순간이 교차했다.
페이지마다 놓여 있는 소재가 제법 광범위하다. 여성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서부터 장애인의 시설 문제, 이주민을 둘러싼 차별과 제도적 불균형의 이야기도 포함된다. 각 장마다 제법 구체적이고 생생한 사례들이 많다. 드라마나 영화, 다큐멘터리에 대한 언급이 잦아서 딱딱할 것 같았던 주제가 조금은 대중적 색깔로 풀리고 있었다. 예를 들면,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작품 속에 숨어 있던 차별 장면을 지적하거나, 많은 사람이 쉽게 지나쳤던 대사 한 줄에서 보이지 않게 드러난 권리의 문제를 말해준다. 그렇게 기록된 순간들을 읽을 때마다, 나는 오랫동안 무심히 보았던 장면이 새롭게 다가오기도 했다.
현실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인권의 모습은 어쩌면 점잖게 표현하기 힘들 만큼 복잡하고 복합적이다. 저자는 너무 심각하게 가라앉는 글이 되지 않게, 영화 속 예시를 여기저기 끼워 넣는 방식을 택한다. 덕분에 풍부하고 흥미로운 예화가 뒤섞여 있어서, 읽는 내내 눈으로 이해하기가 편했다.
김 두식 교수의 『불편해도 괜찮아』는 독자의 인식 속에서 깊이 자리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철저히 탐구하며, 인간의 불편함에 대한 감수성을 자극하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 곧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인권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법적인 규제나 이론적인 접근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 주변의 사람들과 그들이 겪는 불편함에 대해 직접적으로 마주하고 이를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필요불가결한 요소인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또한, 김두식 교수는 성소수자, 장애인, 여성 등 다양한 소수자들이 겪는 사회적 문제를 다루며, 이러한 주제가 단순한 법적 문제가 아닌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주해야 하는 현실적인 이슈임을 강조하고 있다.
다수가 편견을 만들고 거기서 벗어나면 이상하다고 여기는 것, 그게 잘못되었다는 건 나도 잘 알고 있었다. 저자는 사람이 매우 많은 사회라서 다양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나도 딱히 차별을 하려고 하는 건 아닌데 괜히 소수의 문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다가 몰매를 맞을까봐 두려워했던 기억은 있다.
이 책은 총 9장, 9개 종류의 인권의 주체에 관해 우리가 그들에게 갖고 있는 편견, 차별의식을 다루고, 그들이 지닌 정당한 권리에 관해 다룬다.
1장에서는 청소년의 인권에 관해 다룬다. 그들에게도 연애나 염색 등의 자유가 있고 행복할 권리가 있다. 스스로 무엇을 할지 결정할 지를 그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2장에서는 동성애에 관해 다룬다. 아직도 동성애에 거부감, 심지어는 혐오감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저자는 동성애를 혐오하는 말들은 논리가 결여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그들을 존중하는 것이 한결 쉬워진다고 말한다.
3장에서는 여성에 관해 다룬다.
왜 불편함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나타나는 것일까? 우리는 아직 모든 것을 알 수 없고, 알고 싶지도 않기 때문은 아닐까? 다만 우리보다 조금 더 용기 있고 조금 더 사랑할 줄 아는 소수의 사람들이 불편함을 가중시켜 불꽃놀이처럼 세상으로 쏘아올린다. 내가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 나는 그 책 뒤에 쓰인 본문에서 발췌한 것을 보았다. 그중에서도 '불편한 세상에 눈을 뜨면 처음 보는 새로운 세상이 보인다'는 문장이 너무 멋있게 느껴졌다. 책을 빨리 읽고 싶게 만드는 마법의 문장이었고, 이 책은 나의 첫인상이다. 이 책을 읽고 정말 그럴 것 같다는 생각에 불편한 세상에 눈을 뜨는 것도 설레였다. 책 제목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인권과 불편은 완벽한 궁합이다. 불편함을 말할 때 흔히 예사롭지 않고 예민하게 받아들여지는 만큼 '불편해도 괜찮다'는 말이 위로가 되는 듯했다.
예전에 '길에서 만난 세상'이라는 인권을 다룬 책에 대해 인상 깊게 본 기억이 있어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처음에 제목을 보고는 단순히 장애인들의 인권만을 다루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밖에도 청소년 인권, 성소수자 인권, 인종차별의 문제, 여성과 폭력에 관한 이야기 등 여러 인권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아무래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청소년 인권'에 관한 이야기였다. 책에서는 아이들을 통제의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아이들 개개인의 인권을 존중하자고 말한다. 교복치마를 1cm 줄인다고, 머리를 염색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공부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고등학교에서도, 도서관에서도 추천도서로 뽑혀 추천도서목록에 몇 번이고 적혀 있었기 때문인지 처음 읽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친근하게 다가왔다. 표지와 소제목을 보면 이 책은 인권에 관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은 단순한 이야기로 서술한 것이 아니라 영화에 대한 소개와 함께 서술해 나가고 있었는데 이러한 서술 방식은 실제로 내가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어 뒷이야기를 궁금해하며 읽어가도록 만들었다. 그럼 이제 인상 깊었던 챕터를 몇 개 뽑아 나의 감상을 서술해보겠다.
저자는 첫 시작을 누구나 경험한 청소년 때 그 사회적 불만과..
<중 략>
우리는 아름답지 않아도 됩니다.
‘모든 여자는 아름답다.’ 이 폭력적인 명제의 대우 명제는 ‘아름답지 않으면 여자가 아니다.’입니다. 우리는 아름답지 않아도 됩니다.
페미니즘 운동에 관한 문구입니다. 저는 요새 페미니즘과 여권 신장에 관심이 많이 있는데 마침 창의적 고전 읽기 수업에서 ‘불편해도 괜찮아’ 책을 함께 읽게 되어, 제가 하는 페미니즘 공부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자는 영화나 드라마의 내용을 많이 사용하여 우리 사회의 다양한 부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 유린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제가 본 영화나 드라마가 있어 공감하며 읽은 부분도 많이 있었고 처음 보는 내용들도 있어 흥미를 가지고 읽은 부분도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여성 인권이 너무나 억압되어 있습니다.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것들이 지금은 너무 불편하게 다가와 신경 쓰이는 것도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규제하려는 사람에게는 구체적으로 어떤 교육적 목적을 위한 것인지 논리적으로 입증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머리를 길러야 할 이유나 치마를 줄이고 싶은 이유를 학생들이 입증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본권을 제한할 때는 제한하려는 사람이 그 이유를 입증해야 하는 것이지, 제한받는 사람에게 입증 부담이 돌아가서는 안됩니다. 구체적인 이유를 제시하지 않고 학생들의 권리를 제약하는 것은 무엇보다 청소년에게 기본권이 없다는 심각한 오해 때문입니다. 학생들도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의 당연한 주체입니다. 이걸 인정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성인들 모두 ’청소년은 헌법상 기본권의 주체가 아니다‘라고 미리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행동합니다. 따지고 보면 이것도 공부 때문입니다.’
이전에 ‘청소년 인권’에 대해서 생각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교직수업을 듣는 학생으로서 청소년 인권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현재 학교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청소년의 인권 침해 사례나, 그에 대한 해결책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