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당신은 그의 복수에 동의할 수 있는가?《비밀》, 《용의자 X의 헌신》 등의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소설. 잔혹한 범죄를 저질러도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가벼운 처벌을 받고 풀려나는 현실. 이들의 계속되는 범죄와 이에 따른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고통. 작가는 소년범죄의 심각성이 불러일으키는...
이 책을 고르게 된 특별한 계기는 없다. 그냥 용의자 X를 너무 재밌게 읽은 나머지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의 책을 모두 읽는 게 좋을 거 같고 책 제목이 뭔가 익숙하고 재밌을 거 같단 생각이 들어 고르게 되었다.
하지만 책 초반부를 읽다가 기분이 너무 안 좋아서 읽기를 중단할 뻔했다. 특히 주인공 아버지가 죽은 딸이 두 명에게 무참하게 강간당하는 비디오를 보게 됐을 때 나도 손이 부르르 떨렸고 괜히 주위 사람들을 노려볼 정도로 분노가 차오르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그리고 비디오를 보던 중 범인 일행 한명이 들어왔을 때 구석에 숨어있다 주방 칼로 범인을 충동적이고 잔인하게 여러 차례 찌르고 마지막에 성기를 자른다. 피해자 아버지가 이 자식이 살아있을 때 서서히 고통을 느끼도록 해야 했다고 후회하는데 내 심정도 마찬가지였다. 나였어도 딸이 느꼈을 고통의 수십 배의 고통을 느끼게 만들어주었을 텐데 당시 범인의 집에 몰래 주거침입을 한 상태에다 분노가 극에 차올랐을 때라 눈에 뵈는 게 없었다.
저에게 그의 첫 작품은 "용의자 X의 헌신'이었습니다.
솔직히 익히 많이 들어봤고, 추리 소설 따위는 정말 1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영화도 추리물은 별로 선호하지 않은데다 독서는 다분히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활동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추리소설을 읽는 것은 시간 때우기식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왜 읽었냐구요?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후배 녀석이 제가 책을 많이 읽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한번은 저한테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읽어봤냐고 하더라구요. 당연히 안 읽어 봤다고 했습니다. 자기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게다가 중학교 때 미친듯이 빠져 들어서 읽었다고 하더라구요. 아니, 그 질풍노도의 시기에 있는 중학생을 사로잡는 소설이라면 어떤 내용일까. 만화도 아닌 글이 말입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여자들이 아이, 학생, 어른이라고 할 것 없이 성폭행을 당한다는 뉴스를 자주 접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가족들은 가해자를 찾아가 인고응보식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경우도 적지 않게 있다. 대부분 보복법에 위반되어 성폭행을 한 가해자보다 더 오랜 시간을 감옥에서 지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가해자들은 법에 따라 갱생할 기회를 얻어, 증오하는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잘 살아간다. 반면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세상의 관심 속에 갇혀 산다. 과연 정의라는 이름으로 법은 사람들의 상처를 외면해도 될까?
작품 속의 여자아이는 또래 소년들에 의해 성폭행을 당하다 약물 중독으로 사망한다. 딸의 아버지인 나가미네는 경찰에 도움을 청하여 공개적으로 잡는다면 형벌이라고 할 수 없는 판결이 내려지는 게 두려워 직접 복수를 한다. 한 명을 우발적으로 살해하고 나머지 한 명은 계획적인 살인을 목표한다. 딸을 잃은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법에 따라 2차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아버지를 막아서려는 형사와 기필코 복수를 하려는 아버지의 대립 과정은 분하면서도 눈물이 났다.
법은 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하나의 기준으로서 작용한다. 그러나 법이 구현하는 정의가, 때로는 가해자를 보호하고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나가미네는 자신의 딸 에마가 어렸을 적 아내를 잃고, 딸이 아내의 빈자리를 느끼지 않도록 고군분투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보통의 아버지이다. 어느 날 불꽃놀이를 보러간 딸은 결국 돌아오지 않았고, 나가미네는 짐승만도 못한 인간들에 의해 딸이 처참하게 유린당하고 살해된 모습을 보게 된다. 그 때의 나가미네의 심정을, 나는 감히 이해할 수도, 헤아려 볼 수도 없었다. 소중하게 지켜온 자식이 잔인하게 성폭행당해 죽어가는 모습을 그저 뒤늦게, 무력하게 바라만 봐야 했을 부모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분노와 고통, 슬픔에 가득 찬 나가미네는 그 길로 가해자 중 한 명을 죽이고 나머지 가해자도 죽이기 위해 긴 여정을 떠난다.
며칠 동안을 기다려 겨우 빌리게 된 히가시노 게이고의 ‘방황하는 칼날’을 오늘에서야 읽게 되었다. 첫 장을 펼치고 나서부터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나는 계속해서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지독한 정의의 부조리함 때문이었다.
이 소설은 나가미네라는 한 아버지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는 몇 년 전 아내를 잃고 딸 에마와 함께 살고 있는 평범한 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불꽃 축제에 간 딸 에마는 그날 밤 늦게까지 방황하던 청소년들에게 납치되어 성폭행 당하고 강에서 사체로 발견된다. 아내를 잃고 나서 하나밖에 없던 희망인 딸 에마를 잃게 된 아버지 나가미네의 슬픔과 분노는 극에 달한다. 결국 그는 자신이 직접 자신의 딸을 죽인 가해자들에게 복수를 결심하게 된다. 복수를 준비하던 도중 그는 정체불명의 한 남자로부터 가해자들 중 한 명의 실제 거주지를 알게 되고 몰래 그곳에 숨어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발견하게 된 비디오 테이프는 나가미네의 가슴을 갈기갈기 찢어놓는다.
딸을 가진 부모입장이라 생각하고 몰입해서 읽어보았다. 내가 주인공의 입장이었더면 어땠을까? 똑같이 했을까?
아니면 무기력하게 살아갈까? 아무것도 남겨진게 없는 주인공과남은 식구들이 있는 사람과는 다르겠지만미쳐버릴 것 같은 그 기분은 같을것이다.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법의 솜방망이 처벌은 너무하다는 생각이든다... “범죄에 어른 아이가 어디있냐?”는 이야기.....
살인을 하고도 죄값을 치렀다고 당당히 말하며 웃고 살아가는 아이.... 정말 죽은 아이의 인생을 밟고 살아간다는걸 알까?...
하나
내가 이런 주제를 선택하게 한 책은 일본의 한 추리 소설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방황하는 칼날’이다. 그의 책은 추리소설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방면으로 소설을 쓰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사회 전반에 걸쳐 우리 주변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많은 문제들을 시사 하기도 한다.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어머니는 없지만 행복하게 살아온 중학생 에마의 집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부녀 이외에는 학교에서 늘 말썽만 피우는 고등학교를 중퇴한 미성년자 아쓰야, 가이지, 마코토 세 명이 나온다. 그 날도 어김없이 여자 한 명을 납치해 성폭행을 하고 동영상을 찍을 심산으로 셋은 전철역 주변을 차로 어슬렁거린다. 불꽃축제를 다녀오던 에마는 그들의 눈에 띄게 되고 그 길로 납치해 아쓰야의 집으로 가게 된다. 그들은 에마를 좀 더 쉽게 성폭행하기 위해서 각성제를 그녀에게 놓게 되고 각성제가 치사량 이상이었던지 에마는 숨을 거두게 된다. 한 편 집에서는 에마가 돌아오지 않자 에마의 아버지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하룻밤을 지새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