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사랑은 뭐다.’라고 정의 내려온 수많은 명언과 시를 보면 모두 완벽한 것은 없었다. 왜냐하면, 사랑을 정의 내리기에는 너무나 많은 사랑의 단면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랑이라고 한때 믿어왔던 것이 무너지는 순간, 그 찰나를 경험해본 사람들이라면 그 것이 도대체 무엇이었는지, ―사랑이었는지, 집착이었는지, 혹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 혼자만 이끈 모놀로그였는지― 헷갈리는 혼란 상태를 겪기도 한다. 이렇게 사람마다 그들이 하는 사랑은 그 느낌, 모습, 방식까지도 매우 다르기 마련이다. 이토록 위험한 사랑 정의내리기를 제목으로 쓴 시인 성미정은 ‘사랑은 야채 같은 것’이란다. 사랑은 야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제목을 가진 시집을 중앙도서관 3층 책장에서 꺼내들었다.
모든 사랑은 궁금증과 의문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사람은 무엇을 좋아할까?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 우리는 대개 사랑을 시작하기 전 단계에서 그 사람에 대해 모든 것이 알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