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월간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서른네 번째 소설선, 구병모의 『바늘과 가죽의 시詩』가 출간되었다. 2009년 『위저드베이커리』로 등단해 안정된 문장과 탄탄한 구성은 물론 장르 구분을...
이번 작품 《바늘과 가죽의 시》의 주인공도 현실을 사는 비현실적인 존재이다. 이름은 이안이고 하는 일은 고급수제화를 만드는 것이다. 젊은 모습의 그는 늙지도 죽지도 않는다. 외모를 바꿔가며 무한히 존재한다. 기억조차 흐릿한 먼 옛날,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형제들이 있었다. 오래도록 함께 가죽으로 구두 짓는 일을 하며 지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구두 짓는 일은 그들이 처음부터 할 수 있는 일이었고 같이 해서 즐거웠던 일이었다. 세월이 흐르며 하나 둘 흩어져 이제는 홀로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수백 년 전 마지막으로 헤어진 미아가 한 남자와 함께 불쑥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