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렌조 미키히코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소설로, 거듭하는 반전을 다룬 솜씨가 백미로 꼽히는 『백광』이 모모에서 출간되었다.세상이 전부 녹아내릴 듯 뜨겁던 여름날. 어느 가정집 안마당에서 네 살 난 여자아이의 시체가 발견된다. 사망 추정 시간에 호텔에서 불륜을 즐긴 아이의 엄마, 아내의 불륜 사실을...
우연히 인스타 광고를 보다 접하게 되었고 알고리즘에 내용이 자주 떠서 보다보니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에 구매하여 읽게 되었다.
어린 아이가 살해되는 살인 사건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후 드러나는 어른들의 불륜, 과거, 시기, 질투 등의 사정들로 전개된다. 진범을 찾기 위한 어른들의 고백으로 이야기가 이어지며 특히 할아버지가 치매인 것이 모두 거짓이며 연기였다는 부분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
인간의 뇌 속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전두엽, 측두엽, 두정엽, 후두엽, 해마, .... 뇌 안에는 증오와 질투와 그리고 분노, 시기, 욕정, ... 기억이 있는 뇌를 없는 것처럼 뇌는 수많은 과거와 현재를 기억하고 재해석한다. 해석하는 사람의 뇌의 성향에 따라 과거의 일도 오늘의 일처럼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어려운 혼란의 상태로 빠져들게 하는 능소화가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에게 능소화의 이미지는 빨간색으로 보인다. 빨간색이 아니면 흰색일 거라 추측이 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미지검색으로 알아야 했다. 줄기를 이용하여 목을 멜만큼의 튼튼한 힘을 가진 것으로 보아 식물이 동물보다 무섭게 다가오는 공포의 현장으로 몰아넣는 한여름이면서도 으스스 한 일본의 주택 안에서 살인과 암매장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백광>은 2002년 일본에서 발표된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2011년 e북으로 출간되었다가 2022년 단행본으로 재출간되었다. 반전에 반전이 이어지는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백광>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사건은 이모의 집에 맡겨진 나오코가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네 살밖에 되지 않은 나오코가 죽어야만 하는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기에 묻지마 살인을 의심했지만, 유감스럽게도 나오코를 둘러싼 인물들에게는 나오코를 죽여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 소설을 읽으며 ‘살해 동기’라는 단어가 참으로 끔찍한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해자에게는 피해자를 죽여야 했던 변명이 되겠지만 피해자의 죽음에는 전혀 이유가 되어주지 못하는, 순전히 가해자 중심적인 단어다.
1. 들어가며
최근 SNS에서 화재가 되고 있는 작품 <백광>을 읽었다. <백광>은 걷건해 보이는 평범과 평온, 보통과 상식이 얼마나 허망하게 깨지기 쉬운 가면인지를 샅샅이 들추어낸다. 저자 렌조 미키히코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그 특유의 뛰어난 문학성과 매혹적인 작풍으로 펼쳐 보인다.
이 작품은 국내에 2011년에 출간되었었는데, 이번에 새로운 표지로 옷을 갈아입고 개정판이 나왔다. 이미 출간된 작품임에도 이토록 회자되는 것은 그만큼 작품의 완성도가 높다는 반증으로 보인다. <백광>은 치밀한 서술 트릭과 거듭되는 반전도 뛰어 나지만, 무엇보다 섬세한 심리 묘사와 대담한 설정에서부터 압도적인 재미를 선사한다.
치매 증세가 있는 노인 게이조는 아들 류스케와 며느리 사토코, 그리고 손녀딸 가요와 한 지붕 아래에서 겉보기에는 편안한 노후를 보낸다. 하지만 세상이 전부 녹아내릴 듯 뜨겁던 여름날. 며느리 사토코 여동생의 딸 나오코가 시체로 발견되자 평범한 일상은 단번에 산산조각이 난다.
사건 현장에 나오코와 함께 있던 사람은 할아버지 게이조. 할아버지는 나오코의 이모의 시아버지로 몇 년 전 아내가 세상을 떠났다. 사망 추정 시간에 호텔에서 불륜을 즐긴 아이의 엄마, 아내의 불륜 사실을 폭로하려던 아이의 아빠, 치과에 예약 진료를 받으러 간 이모, 아이를 데리고 집을 지키던 할아버지, 잠깐 집에 들렀던 이모부, 황급히 집을 뛰쳐나갔던 낯선 남자까지. 여아의 시체를 둘러싸고 평범한 일가족이 각자 감추어오던 충격적인 진실을 고백하며 서로가 서로를 살인범으로 지목한다. 그러나 범인을 찾는 일은 경찰에게도, 그리고 이 작품을 읽고 있는 나에게도 결코 쉽지가 않다. 아이를 언니네 집에 맡겨놓고 젊은 남자와 호텔에 있었던 엄마, 아내의 불륜 사실을 폭로하려던 아빠를 비롯해서 이모와 이모부 등 각자가 감추어오던 비밀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상이 녹아내리려는 어느 여름날, 네 살배기 소녀가 집안 마당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다. 딸 나오코를 언니에게 맡기고 호텔에서 젊은 남자와의 바람을 즐긴 유키코, 나오코를 치과에 데려가지 않은 고모 사토코, 낮에 들른 다케히코의 시아버지 류스케, 그리고 한 청년이 집 밖으로 뛰쳐나왔다. 모두 서로를 킬러로 지목하며 숨겼던 충격적인 자백을 하지만, 자백할 때마다 범인이 바뀌기 시작하고 마지막에는 믿기 힘든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누가 진범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