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수상작 『훌훌』제12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하며 독립을 꿈꾸던... ‘가족’임을 『훌훌』은 상기시킨다. 묻어 두었던 감정과 외면해 왔던 과거를 직시함으로써... 제12회 수상작 『훌훌』은 2년의 기다림에 부응할 뿐만 아니라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의 문학적 성취를 또 한...
어디서부터 써야 할까?
오랜만에 글을 쓰기로 마음먹게 해준 소설 '훌훌'은 제목만큼 가볍지 않고 표지만큼 서정적이지도 않지만, 마음을 무겁게 울리는 뜨겁고 아린 감정을 잔잔하고 살갑게 말해준다.
'대학만 가면 이 집을 ‘훌훌’ 털고 떠나려 했는데, 징글징글한 과거는 싹둑 끊어 내고 오롯이 나 혼자 살고 싶었는데, 연우를 만나고 진로 고민이 조금 복잡해졌다.
연우와도 거리를 둘 수 있을까? 거리를 두어야 할까?
떠나지 못할 이유가 생겼는데 이상하게 가뿐했다.’
뒤표지에 쓰인 윗글이 책 제목을 연상시켜주어 나는 뭔가 무겁게 시작할 줄 알았는데 주인공이 고등학생이라는 설정이라서 그럴까 읽는 내내 웃기도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던 감정이 잎사귀만 굴러가도 까르르 웃어대는 고등학생 시절이 떠올라 모처럼 주인공의 마음과 닮아져 가벼워져 가는 나를 느끼게 되었다.
잔인함과 감수성의 극적 연출이 요구되는 주목받는 경제를 추구하는 콘텐츠 흐름 속에서 이런 절망과 잔인함이 세계와 인간의 전부가 아님을 드러낼 <훌훌>과 같은 작품을 찾는 독자들이 있는 것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종래의 방식으로 삶을 냉소하지 않고, 증오로 가득 찬 세상에서 또 다른 가능한 면을 찾고 서로의 삶을 확고히 뒷받침하겠다는 따뜻한 의지를 가진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제12회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다.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하며 독립을 꿈꿨던 열여덟 살 유리가 옆 사람들과 인연을 맺는 과정을 그린다. 주인공 유리의 한 시즌을 함께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떤 '사이'가 떠오른다. 마주 앉아 스팸을 먹으면서. 추운 아침에 따뜻하게 입고 다니면서. 내가 처음으로 직접 요리한 음식을 먹는 상대방의 표정을 기억한다. 이 책에서는 혈연이든 비혈연이든 그들 사이의 이름이 '가족'임을 상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