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작품 선정에서 집필까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현대의 화법으로 쓴 「재미만만 우리고전」 제11권 『박씨전』. 《박씨전》은 병자호란 직후인 17세기 후반에서 18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한글 소설이다. 《박씨전》에는 여성인 박씨의 활약상을 통해 실제 병자호란에서 졌던 치욕을 씻고, 그 상처를...
줄거리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문무를 겸전하여 명망이 높았던 이시백은 박 처사의 청혼을 받아들인 아버지의 뜻에 따라 박 처사의 딸과 결혼하게 된다. 그러나 시백은 신부의 용모가 천하의 박색임을 알고 실망하여 박 씨를 대면조차 하지 않는다. 박 씨는 시아버지에게 청하여 후원에 피화당을 짓고 거처한다. 박 씨는 여러 가지 신이한 일을 드러내 보이지만 시백은 박 씨를 박대한다. 때가 되어 박 씨가 허물을 벗고 절세가인이 되자,시백은 크게 기뻐하여 박 씨의 뜻을 그대로 따른다.
박씨전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나온다. 그 중 나는 박 씨의 남편, 이시백이라는 인물에게 눈이 갔다. 여러 가지 장면을 통해서 나는 ‘이시백 같은 남자를 만나면 여자가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그런 남자의 특징은 어떤 것이 있을까?
가장 먼저 여자의 외모에 따라 달라지는 태도변화이다. 처음 박 씨가 박색이었을 때는 박 씨의 피화 당에 가는 것을 꺼려하고 박 씨와 하룻밤을 보내야 할 때는 냄새난다고 코를 막고 한쪽 구석에 웅크리고 있다가 해가 뜨면 그 즉시 자리를 떴다.
박씨전 책 표지에 ‘낭군 같은 남자들은 조금도 부럽지 않습니다.’ 라는 대목을 보고, 박씨전의 박씨가 남자 못지 않게 용감하고 대단한 일을 햇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이 책을 읽다 보니 비범한 재주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처음에 박씨 부인이 허물을 쓰고 있어 못생긴 얼굴을 하고 있어서 시백의 가족들이 박씨 부인을 미워하는 것을 보고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나중에 외모를 무시했던 시백의 가족들이 벌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박씨 부인이 허물을 벗기전 못생겻을 시절의 많은 일들을 보고, 외모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느꼇다. 현재 우리 사회는 외모 중심사회라고 볼 수 있는데, 우리 사회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많은 아이돌 스타들을 외모에 따라 판단하고 좋아하는 것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박씨전에서 박씨 부인은 비록 외모에서는 뛰어나지 못했지만, 많은 재주와 내면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이 개인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난 이 소설을 읽고나서 한국의 인기 수학 강사 현우진이 생각났다. 멋있는 외모에 출중한 수학 실력을 겸비하신 분이다. 현우진이 못 생겼다면 지금처럼 인기가 있을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가 훌륭한 외모를 갖추었기에 학생들이 처음에 들어볼 의욕이 생긴 것이고, 들어보니 출중한 실력을 알게 된 것이다. 반면에 정말 잘 가르치시는 수학 선생님이 계신다. 하지만 외모가 별로이고, 목소리가 좋지 않다. 그 결과 그 선생님의 수업에서 집중하는 학생은 많지 않다. 외모가 좋고, 중저음의 듣기 좋은 목소리를 가진 수학 선생님도 계신다. 쉬운 개념은 이 선생님의 수업이 제일 인기가 좋다. 누가해도 큰 차이가 없기에…
이 소설은 박씨 부인이 용골대를 혼내주고 나라를 잃은 복수를 하는 이야기이다. 실제 역사에서는 후금에 당하기만 했으니 글에서라도 복수를 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작자 미상이 아니던가?
나와 고전문학, 작품선정계기
나는 고등학교 시절 문과생이었기 때문에 문학작품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그렇지만 고전문학은 현대문학과 비교했을 때, 내용을 이해하기도 어렵고, 고대가요나 시조는 작품 속에 쓰인 말들을 해석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나는 고전문학이 굉장히 낯설게 느껴졌다. 하지만 작품을 해석하며 숨겨졌던 의미를 알아가고, 작품이 쓰였던 시대의 시대상이나 상황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는 것에 매력을 느끼면서 낯설었던 고전문학에게 내가 먼저 다가가게 되었다. 여담이지만 고등학교 1학년, 처음으로 관동별곡을 접했을 때는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는 글자들이 교과서를 가득 메우고 있고 그것을 모두 공부해야 된다는 생각에 막막하기만 했다. 그런데 정철이라는 작가가 강원도 관찰사로서의 책무감과 인간으로서 갖는 욕망 사이에서 겪는 내적 갈등의 모습이 마치 학생으로서 공부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과 인간으로서 본능에 충실하고자 하는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나의 모습과 오버랩이 되며 나는 작가에게 동질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렇게 작가를 이해하는 것을 통해 작품을 더 쉽게 이해하면서 문학 분야에도 흥미를 가질 수 있었다.
박씨 부인이 용골대를 혼내주고 나라를 잃은 복수를 하는 이야기이다. 실제 역사에서는 후금에 당하기만 했으니 글에서나마 복수를 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작자 미상이 아니던가?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못생겼지만 똑똑하고 착한 박씨 부인은 남편을 과거에 장원 급제시키고, 예뻐진 후에는 도술로 용골대를 혼내주고 왕비님을 구해온다. 그런데…
난 정말 화가 났다. 왜 여자는 예뻐야만 좋은 평가를 받는가? 박씨는 못 생겼을 때도 남편을 과거에 장원 급제시켰으나 남편인 이시백은 그녀를 인정해주지 않는다. 이런 은혜를 모르는 남자 같으니! 그리고 박씨가 예뻐진 후에야 고마워하고 사과를 한다.
실제 역사 중 병자호란에서 겪은 수모를 풀어내기 위해 쓴 영웅소설로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다른 영웅소설과 다르다. 박색인 박씨는 주인공인데 못생긴 얼굴 때문에 남편과 시어머니에게도 사랑받지 못하고 남들 앞에 나가는 것조차도 꺼려한다. 총명하고 심상치 않은 재주가 있지만 그녀는 ‘계화’라는 시녀와 시간을 보낼 뿐이다. 그녀의 덕으로 남편은 과거시험에도 합격하게 되지만 얼굴로 인해 축하하러 나오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너무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부분이었다. 어질고 넓은 마음으로 시댁에 도움이 될만한 일만을 하지만 얼굴이 박색이라는 이유로 핍박받아온 그녀는 너무나 안타까운 존재였다.
나중에 액운을 벗어 절세미인이 되자 이판서는 집으로 돌아오고 정을 통하여 아이들을 낫는다. (이 부분을 보면서 이판서가 정말 속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거) 박씨는 범상치 않은 재주를 보이는데 그녀는 그런 것을 자신을 위해 사용하기보다는 조선이라는 나라를 위해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