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필사의 기초』는 다이어리에서 벗어나 조금 더 나아가고 싶은 이들을 위한 안내서다. 손글씨의 재미가 막 느껴졌는데 그다음은 어떻게 할까 하는 이들에게 선물같은 가이드를 제공한다.
저자는 메모에 버릇을 들이고, 가난한 탓에 큰돈 들이지 않은 채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시작한 일이 필사라고 한다....
세상에 필사를 하는 법에 대한 책이 있을까? 정말 있다. 천자문을 열 번이나 필사했다는 필자가 자신의 글을 잘 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오래전부터 헌책방 책방지기가 되기를 꿈꾸었다고 하니 정말 자신의 목표 직업과 잘 궁합이 맞는 작업에 대해 이런 책을 내었으니 자부심이 있을 것 같다. 이 책에는 정약전의 자산어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아보니 조선시대 최고의 해양생물학 서적인 ‘자산어보’ 원본은 찾을 수 없지만 제자가 정성껏 필사를 하여 몇 권이 산재되어 남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바다 생물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진 정약전과 그것을 기록으로 남긴 노력과 끈기 그리고 자신에게 바다 생물의 특징에 대해서 많이 알려준 제자이자 공동연구자였던 장덕순을 만난 행운도 있었지만 누군가는 원본을 읽고 자신만의 해석을 덧붙이며 정성껏 필사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후세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일단 필사(筆寫)라는 것은 책을 베껴서 쓰는 것을 말하는데 요즘에는 컴퓨터 워드프로세서로 대부분 글이나 보고서를 쓰므로 손글씨는 많이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손글쓰기가 주는 즐거움을 저자는 독자에게 설명하려고 노력한다. 뒷표지에는 저자가 마흔쯤에 할 수 있는 것중의 하나는 ‘쓰는 일’이었다고 고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