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CATHEDRAL IS AN IMPORTANT BOOK IN A UNIQUE CAREER' NEW YORK REVIEW OF BOOKSRAYMOND... NOWHERE IS THIS ALCHEMY MORE STRIKING THAN IN THE TITLE STORY OF CATHEDRAL IN WHICH A BLIND MAN GUIDES THE HAND OF A SIGHTED MAN AS TOGETHER THEY DRAW THE CATHEDRAL THE BLIND MAN CAN...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이라는 작품은 아들이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 부모님의 걱정, 좌절 등 부모님의 심정 변화를 잘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또한 비록 부모님의 입장은 아니었지만, 작품을 읽으면서 최근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실 때, 느꼈던 감정, 생각, 상황들이 다시 떠올라 더욱 슬프게 다가왔던 작품이었다.
해당 작품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깊게 보았던 것은 제목과 같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말들과 행동이었던 것 같다.
“그녀는 자신과 같은 종류의 기다림이라는 상황에 처한 이 사람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녀도 두려웠고, 그들도 두려웠다. 다들 그런 공통점이 있었다. 그녀는 그 사고에 대해 더 많은 얘기를 하고 싶었다. 스코티가 어떤 아이였는지 그들에게 더 얘기하고, 또 사고가 월요일, 그러니까 그애의 생일에 일어났다는 것을, 그런데 그애는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간결한 문체와 일상적인 대화로 평범한 소시민들의 삶을 스케치하듯 보여주고 있는 작품 ‘대성당’은 평범한 인생의 특별한 순간들을 담고 있는 단편집이다. 미국 단편소설의 르네상스를 주도한 리얼리즘의 대가 레이먼드 카버의 대표작으로, 일견 평온해 보이는 일상의 풍경을 응시하며, 그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삶의 치부와 상처를 고집스레 파고들고 있다. 동정이나 연민이 아닌 정직하고 무심한 태도로 이들의 삶을 응시하면서 더없이 간결하고 정확한 언어로 표현해내고 있었다.
1948년 미국 오리건 주에서 태어난 레이먼드 카버는 미니멀리즘을 대표하는 단편 작가로 알려져 있다. 19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일찍 결혼해 가정 부양을 위해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일을 하는데, 1979년부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해서 많은 단편집을 남겼다. 단편소설의 대가인 안톤 체호프에 비견된다는 평가를 받았고 미국 단편의 수준을 한차원 높였다는 찬사를 받기도 한다. 이러한 카버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이 작품 ‘대성당’은 1983년에 전미비평가 그룹상을 받는가 하면 퓰리처상의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나는 『대성당』 속에서 대성당의 의미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를 감상했다. 대성당은 서술자인 남편과 맹인인 로버트의 관계의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확실하다. 남편과 로버트의 관계는 이야기의 끝에서 변화를 맞는다. 마지막에 남편이 갑자기 맹인에게 마음을 여는 결말은 글을 따라 이야기를 읽고 있었던 나를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남편은 맹인을 만나기 전부터 이미 그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차있었다. 하지만 맹인과 함께 대성당을 그리면서 무언가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맹인에 대한 태도가 바뀌었다. 마치 그를 공감할 수 있게 된 듯이 말이다. 대체 한 번 그림을 함께 그리는 것으로 무엇을 느끼게 되었기에 남편에게서 태도 변화를 불러일으키게 된 걸까. 이와 같은 태도 변화는 단순하게 그들 사이의 표면적인 관계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교감을 통해 어떠한 정신적인 연결고리가 생긴 것을 알게 해준다.
기계들이 멍청한 깡통이 되어간다. 자신이 깡통이 되어가는지도 모른 채 깡통이 되어간다. 기계들은 생각이란 것이 없이 그저 정해진 틀 안에서만 굴러가기 때문에 깡통이 되어간다. 눈도 귀도 꽉 막힌 채 정해진 곳에 정해진 방식으로 하루를 보내고 한 주를 보내고 또 한 해를 보낸다. 제한된 용량으로 인해 제한된 정보를 얻고 제한된 일을 한다. 기계들은 다 한가지의 목표를 위해 왜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하루를 살아간다.
이 책은 저자 스스로가 가장 좋아하는 단편 소설이라고 한다. 저자는 목수에서 병원 수준으로, 교과서 편집자, 사서 등으로 옮겨 생계를 옮겨 다니면서 유지했다. 19세 때 결혼한 그는 21세 때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됐고 부부관계는 순탄치 않았다. 그는 실업급여와 알코올 중독으로 매우 힘든 삶을 살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계를 위해 전쟁처럼 살아가야 했던 카버에게 글쓰기는 삶을 견딜 수 있는 방법이었다. "우리가 쓰는 모든 것은 어떤 식으로든 자전적"이라는 그의 말처럼, 카버의 작품은 그가 살아가야 했던 신비로운 삶의 흔적을 드러낸다.
이 책 대성당의 주인공은 미국의 평범한 소시민들이다. 그들은 고립된 채로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없다('모양', '비타민', '대성당', '조심스럽게', '비타민', '실직', '술취한', '전화하는 곳'). 등장인물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그들의 삶은 다소 다르며 방향감각마저 상실되어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회자되는 과거 작가의 작품을 읽어보는 것은 많은 시사점을 준다. 어떤 면에서는 우리가 사는 삶과 다르지 않기도 했고, 과거의 사람들로부터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은 12가지의 단편으로 구성된 단편집이다. 각 단편들은 현실을 살아가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1900년대에 쓰인 작품이지만 지금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닮은 점이 많다고 느껴졌다. 많은 단편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단편들을 위주로 이야기하려 한다.
먼저 첫 번째 단편인 ‘깃털들’이다. 이야기의 화자인 잭과 그의 아내 프랜은 잭의 동료인 버드의 집에 초대되어서 저녁식사를 함께하기로 한다.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에서 인물들의 대사와 생각들은 너무 솔직하고 노골적이다. 인간 스스로가 마주보기 싫어하는 불쾌함, 어두움을 보는 기분이었다. 사실 사람들은 서로 교류할 때 본인의 본성을 숨기기 마련이며,......<중 략>
먼저 이 수업을 듣게 된 동기는 익숙한 언어가 아닌 낯선 언어로 책을 읽으면 책에 색다른 흥미가 생기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강의를 수강하게 되었다. 하지만 책에는 저널이나 설명서와 달리 문학적 표현이 많고 실용적인 대화가 많다는 것을 미리 생각하지 못하고 읽었더니 번역하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고 내용도 생각보다 이해하기 어려웠다. 두 세번 읽어보고 한글로 번역된 책도 찾아 읽다 보니 일주일 만에 단편을 쓰게 되었다.
먼저, 처음 책을 읽었을 때 첫문장 주어에 쓰인 단어가 흥미를 일으키고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또한 글을 읽어나가면서 ‘이 남자는 맹인이다.’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떠오르고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정도로 글 전체의 분위기나 주제를 뚜렷하게 하는데 기여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연스레 맹인에 초점을 맞춰 글을 읽게 되었다.
1-2페이지에는 남편이 맹인에게 느끼는 감정을 알기 쉽다.
이 글에서는 먼저 작가가 어떤 방식으로 화자와 맹인친구를 ‘대조’하고, 어떻게 아내로 하여금 이 둘에 대한 태도차이를 갖게 만드는지 하나하나 짚어볼 것이다. 그 이후 소설의 종반부에서 나온 성당 그리기가 화자에게 어떤 의미인지 다룰 것이다. 나아가 화자의 변화 가능성이 아내와의 관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도 짧게 논해볼 것이다.
<중 략>
아내는 맹인친구 아내(Beulah)의 죽음을 위로하려는 마음으로 그를 집에 초대한다. 아내로부터 그녀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후, ‘아내의 모습을 볼 수도 없는 맹인의 결혼생활을 이해할 수 없다‘는 다소 핀트가 어긋난 화자의 독백은 왜 아내가 화자와의 대화에서 단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그는 아내의 맹인친구를 진심으로 동정하는(sympathetic) 것이 아니라 불쌍히(pathetic) 여길 뿐이다. 이 외에도 죽은 맹인친구 아내의 이름을 듣고 'Negro'를 언급하는 대목이나, 오래된 소파에 대한 화자의 독백에서 드러나듯 이 둘 사이의 대화는 건전한 대화가 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