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이며, 그 문제를 다루는 데 정치가 있습니다”
인간과 정치의 본질을 관통하는 서울대 김영민 교수의 지적인 사유
“이 책을 통해 특정 정치인에 대한 열광하는 마음은 식고,
정치 그 자체를 생각하는 마음이 뜨거워지기를 바랍니다”(김영민 교수)
김영민 서울대 교수가 정치적...
– “사는 것이 문제다, 생각하는 것이 해답이다”
살다 보면 문득 이런 순간이 찾아온다. 분명 몸은 움직이고 사람들과 대화도 나누며 살아가고 있는데, 마음 어딘가에서는 ‘나는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라는 의문이 꿈틀댄다. 김영민 교수의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는 바로 그런 질문들 위에 앉아 있는 책이다. 그는 말한다. 인간으로 산다는 건 단순한 생물학적 생존의 문제가 아니라, 끊임없는 사고(思考)의 과정이며, 그 자체가 하나의 문제라고.
정치랑 인간이랑 연결지으며 미래를 보고 살아야 한다고 한 관점은 이해가 된다. 다만 우리 사회가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엄격한 사회이기 때문에 미래 세대 담론이 암울하고 정치적으로도 현안에만 집중하는 그런 세태가 매우 분명하다고 생각을 했다. 인간은 사회망 속에서 살아야 의식주가 온전히 해결이 되고 무엇보다 사회적 동물로서의 기능을 발휘하기 때문에 더 나아가 정치적 동물로 해석한 것은 올바른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직접 민주정치를 꽃피운 그리스 아테네와 현대사회를 비교한 지점은 나름 좋았다. 다만 오늘날 민의를 반영한다는 정치 시스템이 대부분 익명의 무명의 유권자들을 뒤로하고 진행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 아테네 시절처럼 ‘정치에 관심 없으면 무의미한 시민’ 이렇게 보는 건 꽤나 위험하다고 본다.
“가르치려 들지 마세요!” 어떤 안건을 논의하기 위해 모 대학 학장과 학생 대표가 만났는데, 어느 순간 학생 대표가 그만 학장에게 언성을 높이고 말았다. 큰 목소리가 문밖까지 새어나가 다른 사람들도 그만 사정을 알게 되었다. 안건이 무엇이었는지, 누구 의견이 더 타당했는지, 전해 들은 나로서는 알기 어렵다. 다만, 누군가를 가르치게끔 되어 있는 곳인 학교에서마저 “가르치려 들지 마세요”라는 말이 울려 퍼졌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이 책의 저자인 김영민 교수의 글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이유는 김 교수의 화법 때문이었다. 당최 어디로 튈지 모르는 화법 때문에 사실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헷갈렸다. 이 책 역시 그래서 가독성이 그렇게 좋았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를 통해 김 교수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었다. 저자만이 쓸 수 있는 정치적인 연설도 포함되어 있었고 인간의 본성이 결국에는 정치적 공동체를 꾸리며 정치에 참여하고자 하는 데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인간으로 태어났으면 정치의 본질에 대해서 이해하고 이를 우리의 삶으로까지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