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있다. 가까이 있는 것을 오히려 잘 모른다는 의미다. 한국인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만, 오히려 한국어에 대해 잘 모른다. 언어를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언어를 단지 의사소통의 수단으로만 인식하기 쉽고 언어 자체가 인식의 대상이 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한국어 자체는 한국어를 연구하는 일부 연구자들에게 인식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중들은 생소한 국어학적 지식들을 모른다고 해서 일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큰 문제까지 느끼지는 않는 듯 보이기 때문에 대중은 한국어를 잘 쓰면서도 한국어를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한국어를 인식의 대상으로 바라보게 되면, 우리는 한국어에 숨겨진 한국인의 정신적 기질에 대해 좀 더 깊이 알 수 있다. 언어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언중들의 정신적 작용 구조를 본질적으로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