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아침잠에서 일어나 밥 먹기까지 거의 –완벽한 무위를 시간이 파괴했다-는 것을 알았다. 아침 시간에 방충망을 통해 멍 때리고 나방을 보며 멍 때렸기 때문이다. -완벽한 무위를 시간이 파괴하는 것은- 뇌리를 스쳐 가는 무수하고 잡다한 말초적인 감정과 의식의 표면에 떠오르는 영상이, 컵에 부어놓은 사이다 거품처럼 기포들이 정확하게 규칙적인 간격으로 떠오른 뒤 시간 차를 두고 의식에서 파문을 일으킨다. 이런 과정이 진행될 때 자세는 무표정하여 입이 약간 벌려지고 미간은 찌푸려서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게 되는데 자아의식을 갉아먹고 치고받고 하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손이 닿을 수 없다며 고통을 감수하며 고문을 견디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는 그게 게으름에 기인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게으름은 상념에 몸을, 전 감각을 내맡기는 것이다.
게으름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 그는 모든 행위를 상념으로 대치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