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돔 한국문학선 서른여섯 번째, 현진건의 『불』
돔 한국문학선은 누구나 알고 있는 작품부터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작품까지, 다양한 한국문학작품을 소개하고 펼칩니다.
한국문학의 바탕이 된 문학 작품들을 통해 문화와 시대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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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도서는 원문을 훼손하지...
‘시집온 지 한 달 남짓한 금년에 열다섯 살 밖에 안 된 순이’(145쪽)는 유월의 단열밤, ‘큰 바위로 내리눌리는 듯’(145쪽)한 갑갑함에 잠에서 깬다. 밤낮으로 고된 노동과 남편의 성욕에 시달리는 순이는 ‘밤이 되면 으레 당하는 이 몹쓸 노릇’(146쪽)을 피하기 위해 헛간에 숨었으나, 남편은 육욕을 이기지 못하고 ‘억센 팔로 어렵지 않게 자는 그를 안아다가 또 원수의 방’(147쪽)에 갖다 놓은 것이다.
이렇듯 아프니 적이나 하면 잠이 깨련만 온종일 물 이기, 절구질하기, 물방아찧기, 논에 나간 일꾼들에게 밥 나르기에 더할 수 없이 지쳤던 그는 잠을 깨려야 깰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