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0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철학자, 작가, 참여지식인으로 널리 알려진 사르트르와 카뮈는 흔히 ‘실존주의’라는 항목 아래 항상 같이 묶여 거론되곤 한다. 8살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친밀했던 두 사람은 냉전시대를 거치면서 두 사람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만다. 지난 세기에 그들이 왜 친구이자 적이...
위대한 철학과 문학은 암울한 시대에 더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사르트르와 카뮈는 프랑스 역사에서 가장 암울했던 시기를 같이 견뎌낸 동지였다. 카뮈가 초기작을 내놓았을 때만 해도 두 사람의 사이는 돈독했고 각자에게 경의에 찬 격려사를 남기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하지만 파리를 점령한 나치에 어떻게 반격할 것인지를 두고 의견대립을 보이다 급기야 대립하기에 이른다. 일제강점기 한국의 역사에도 비슷한 장면이 있다. 무력 투쟁만이 식민지 생활을 청산할 수 있다는 주장과 제국주의에 무력으로 투쟁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과 같으니 천천히 실력을 쌓아야 한다는 주장이 서로 대립했다. 사르트르가 전자에 해당하고 카뮈는 후자에 해당한다. 저자는 이 프레임으로 사르트르와 카뮈를 비교하고 있다. 사르트르와 카뮈는 진보적 폭력의 문제, 나치 점령 상황에서 문학의 역할, 목적과 수단의 문제 등에서 견해차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