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상처로 숨 쉬는 법》에서 선생은 아도르노의 철학을 매개로 하여 한국 사회의 여러 모습을 고찰하며 삶과 철학, 그리고 문학 이야기를 통해 평범한 우리의 일상을 사유해낸다. ‘왜 선행이, 부드러움이, 착한 삶이 상처가 되어야 하느냐’는 선생의 물음은 ‘상처는 어떻게 삶의 허파가 될 수 있는가?’라는...
20세기 중반 등장한 파시즘과 파시스트당이 불을 지핀 제2차 세계대전, 유대인 홀로코스트 그리고 사회주의 혁명으로 인한 폭력 현상은 인류로 하여금 근대 문명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품게 만들었다. 비판 이론의 대가인 아도르노는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인류가 보인 잔학성의 원인을 계몽주의의 실패에서 찾았다. 인류는 계몽사상을 통해 전근대의 질곡을 끊고 평등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음에도 불구하고 계몽주의의 목적을 실현하는 데는 실패했다. 모든 대상을 합리성의 관점에서 대한 나머지, 판단의 주체가 되어야 할 스스로에게도 합리성의 잣대를 들이대면서 인간은 목적에서 도구로 전락해버렸다. 사람을 살리는 데 쓰여야 할 의학이 인종이나 민족의 우열을 가리는 우생학으로 변질된 것이 좋은 사례다. 아도르노는 욕망이 획일화되고 억압되고 있는 대중사회에서는 인간성을 회복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