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동물원 건축사, 수의사, 사육사, 큐레이터, 예술가, 생태 교육가, 동물원의 공무원 등 동물과 관련된 직업의 진로탐색을 담고 있다. 인간과 동물은 함께 살아왔다. 동물 없이 인간은 존재할 수 없다. 그런데 도시가 팽창하고 인구가 증가하면서 동물의 서식지가 파괴되었고, 수많은 동물이 멸종 위기에 몰렸다. 이처럼 지구 생태계가 심각하게 파괴되면서 동물원의 기능이 바뀌었다. '동물 전시에서 '종 보전'으로 발전한 것이다. 그에 따라 동물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이렇듯 지구생태계의 파괴현상이 심화되면서 저자는 종 보전을 위한 인간의 역할을 고민하게 된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에 답하고 있다. 동물원 동물은 어디서 왔을까? 나무들보는 왜 온종일 잠만 잘까? 사육사는 여우가 임신했는지 어떻게 알까? 홍학쇼는 언제 폐지되었을까? 등이 그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동물원에서 만나는 지속 가능한 지구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하자.
<들어가며> 어릴 때 동물원에 가면 그냥 좋았다. 희귀한 동물을 본다는 그 자체만으로 전날 밤부터 설렜다. 동물원에 가면 늘씬한 기린, 듬직한 코뿔소와 코끼리, 무시무시한 호랑이, 재롱부리는 원숭이가 항상 반겨 줬다. 하지만 그때는 동물원이 왜 생겨났는지, 동물원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동물원의 역할이 무엇인지 몰랐다.
돌이켜 보니 당시에는 신기한 동물을 사람들에게 선보이는 것이 동물원의 목표였다. 많은 동물을 전시하려는 동물원의 욕심 때문에 좁은 곳에 살아야 했던 동물들의 모습이 기억난다. 그 당시는 동물복지 개념이 부족했다. 동물원은 최고의 소풍 장소로 손꼽힌다. 학생들이 동물원 안에서만 돌아다니니 교사가 인솔하기 쉽고, 유흥업소가 없어서 탈선할 걱정도 없다. 교사가 학생을 한 명 한 명 눈여겨보지 않아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학생들도 동물원 안에서는 아무 간섭 없이 놀 수 있으므로 그 자체로 해방이다. 자연에 푹 빠져 하루 놀기 딱 좋은 곳이 동물원이었다.
어린 시절에 누구나 한 번쯤은 동물원에 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자, 호랑이, 코끼리, 기린 등 동물원에서만 볼 수 있는 동물들로 나의 어릴 적 추억 한 자리에 남아 있다. 하지만 2000년대의 중반까지 한국 사람들에게 동물원의 동물들은 관람과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일 뿐이었다. 회상을 해보면 어릴 적에 동물원으로 소풍을 가면 동물은 그냥 전시장 같은 느낌만 받았다. 이 책은 어릴 적 구경만 하고 지나쳤던 동물들에 대해서 관심을 두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