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5권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에는 1987년 1월에서 1994년 4월까지 발표되었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가족의 죽음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 네 개나 있는데 그중「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은 남편의 죽음을,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아들의 죽음을 담고 있다. 「나의 가장...
1980년대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대학생 아들이 죽자 ‘나’는 세상과 거리를 두고 살아간다. 어느 날 조상의 제삿날을 확인하는 손위 동서의 전화를 받고 통화하면서 아들에게 걸었던 자신의 기대와 죽은 아들을 잊기 위해 몸부림치는 현실을 주절주절 늘어놓는다. 아들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감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나’를 위해 어느 날 친구가 찾아와 어느 동창 친구를 방문하자고 이끈다.
작가 박완서의 단편소설인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제 25회 동인문학상 수상작이다. 동인문학상을 수상한 작품들은 근현대의 세태를 고스란히 담거나 인간 삶의 본질을 탐구하여 현실과 정신세계의 정수를 담고 있는, 현대 문학계에 기여한 바가 많은 작품들이다. 민주투사로 죽은 아들을 가진 어머니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소설 은 80년대 민주화 항쟁의 이면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을 진지하게 성찰함으로써 동인문학상 수상작들의 특징을 공유한다고 보아도 좋겠다.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쓸 수 없다.'던 작가 박완서는 이 작품 안에도 자신의 경험을 녹여냈다. 1970년 등단한 이후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치던 작가는 1988년, 남편과 외아들을 연이어 잃는데, 5년 뒤인 1993년 발표된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아들의 죽음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작품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