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영화 <반생련>의 원저자로 알려진 중국 현대문학의 대표 여류소설가 장아이링의 대표적 중단편소설집. 남녀의 연애와 일상생활을 소재로 삼은 『경성지련』은 번역하기 힘든 저자의 독특한 문체로 인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다.
주로 중국 근대 격동기 여성들의 힘겨운 삶을 묘사하고 있는...
장아이링 소설 〈경성지련〉은 상하이와 홍콩을 배경으로, 생존을 위해 결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여성 바이류쑤(白流苏)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전개된다. 작품 속 그녀에게 결혼은 사랑의 결실이 아니라, 불안한 현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이자 방어 수단으로 그려진다. 즉, 바이류쑤에게 있어서 결혼은 계산된 선택이었던 셈이다.
바이류쑤는 전남편의 가정 폭력으로 인해 이혼하고 친정으로 돌아온다. 이혼 후 그녀의 위자료는 친오빠들이 모두 탕진하였고, 특히 넷째 오빠는 첩질과 도박에 빠져 집안을 망하게 했다.
그는 품행이 단정한 사람이었으므로 정숙한 여인과 창녀는 매우 분명히 구분하였다.” 이게 대체 무슨 멍청한 소리란 말인가. 품행이 단정하면 여인의 성적 순수함을 구분 짓는 능력이라도 생기는 걸까? 작가가 여성임을 몰랐더라면, 앞의 작품들을 읽지 않았더라면 나는 이 문장을 본 순간 책을 덮어버렸을 거다. 이토록 품행이 단정한 이는 전바오라는 사람으로, 「붉은 장미와 흰 장미」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이다. 남자의 이분법은 매우 ‘개인적’이고 동시에 ‘사회적’이다. 난 작품을 읽는 내내 이 이분법에서 익숙한 불쾌함을 느꼈다.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에서, 혹은 문학작품에서도 성인 남성의 내면 묘사가 나올 때면 비슷한 감상이 나오곤 한다. 대한민국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전 세계에서 이와 비슷한 경향성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