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첫 사랑
첫 사랑이 무엇인가? 그것이 누군가에겐 생애 처음으로 하는 사랑일 수도 있고, 처음으로 가장 애절하고 깊게 사랑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전경린 작가는 이야기 속에서 첫사랑을 두 분류로 나눈다. ‘둘 사이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어떤 억눌린 감정에 관한 추억’이거나 ‘생애에 유일한 사랑’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대표되는 두 분류를 전자는 은무와 하록의 이야기로 나타내고, 후자는 은무의 사촌 언니와 남편의 관계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2. 은무와 하록
은무와 하록의 인연은 유치원 때부터 시작된다. 은무는 장롱 속의 과자를 훔쳐 하록에게 가져다 준 것으로 보인다. 어린 것이 훔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을 알기 이전에, 누군가에게 그 과자를 선물 한다는 것이 즐거운 일이란 걸 알았다. 하록과 함께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기도 하고, 어린 시절부터 두 사람은 묘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에는 하록이 체육 교사에게 매를 맞는 모습까지 은무가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