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아이러니를 콕 집어내 씁쓸한 현실과 유쾌한 웃음으로 버무린 블랙 코메디「사랑은 단백질」등, 심상치 않은 단편만화들이 가득한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책으로 출간되기도 전 2003년 독자만화대상 단편상을 수상하여 화제에 오른 「공룡 둘리」를 비롯, 신인답지 않은 신인 최규석의 첫번째...
얼마 걸리지 않았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고정했던 시선을 거두고 마침내 책을 덮었던 순간까지는 얼마 되지 않는, 단편이라는 이름의 분량에 그저 시간이나 좀 때울까했던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경솔했던 내 마음은 이내 허탈과 공허의 푸른색으로 물들어 버렸다. 아마도 그것은 잉크 한 방울 한 방울과 함께 농도 짙게 스며든 허무와 절망이란 이름의 감정일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사고의 후유증처럼 그때의 기억들은 여전히 나에게 깊이 각인되어 있다.
2003년 어느 날, 아기공룡 둘리가 탄생한지 20주년이었던 그 해에 둘리의 주민등록증 발급 등 시끌 벅적하게 쏟아져 나온 기념비를 뒤로 조용히 모습을 드러내었던 이 작품은 막 작가라는 이름으로 사회에 배출된 최규석에게 수상의 영예를 안겨줌과 동시에 충격적인 내용으로 적지 않게 이슈가 되면서 입소문에 입소문을 타, 꽤나 그 이름이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