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하지만 어머니는 ‘쓸데없이 남의 일만 하고 다닌다’고 빈정대신다. 어머니 마음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학교에서 권고사직을 당한 후부터 돈 되는... 하지만 내심 야속하기도 하다.
‘아이구 어머니도 내가 벌지 않으면 굶어 죽는가베. 아직은 그래도 먹을 것이 있는데!’
백신애는 일제 강점기 활약했으며 당시로선 드물었던 여성 작가였다. 그녀는 단편 문학 '나의 어머니' 로 문단에 데뷔했는데 20 여 편에 불과한 그녀의 작품 중 데뷔작이자 대표작으로 볼 수 있다. '나의 어머니'의 주인공인 화자는 작가와 아주 흡사한 삶을 살아왔다는 점에서 사소설, 혹은 수필로 보아도 무방하다. 그녀는 여성들의 핍박 받는 삶, 서민들의 더 나은 삶에 대해서 평생 고민했고 그에 관한 이야기를 글로 풀어냈다. 나의 어머니는 그녀의 높은 이상과는 다르게 시대적 상황과 그녀의 어머니가 낡은 인습에 머물러 있는 것을 비판하면서도 또한 자신의 어머니이기에 딸로서 감싸 안을 수밖에 없는 내면적인 고충이 드러난 작품이다. 시대는 이제 100년이 훌쩍 지나 완전히 달라졌음에도 여전히 낡은 인습은 우리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 여전히 여성으로서 혹은 남성으로서 온전히 평등하지 않은 경우가 왕왕 있고, 사회보다 나를 속상하게 하는 건 그런 사회에 반항하지 못한 채 살아왔던 나의 부모님을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