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베르나르 베르베르식 상상력과 실험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개미>, <뇌>, <천사들의 제국>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장편소설『파피용』. 태양 에너지로 움직이는 거대한 우주 범선 '파피용'을 타고 1천 년간의 우주여행에 나선 14만 4천 명의 마지막 지구인들. 인간에 의해 황폐해진 지구를...
1. 파피용 책 선정동기
파피용이라는 책은 친구들의 추천을 받아읽게 된 책이다. 나는 이 책의 제목인 파피용은 강아지 종 중 하나라고만 생각했다. 후에 알고 보니 프랑스어로 번역하였을 때 나비, 나방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였다. 이 책의 저자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에 관해서는 나도 들어본 적이 있었고 언젠가 그의 작품을 한번쯤은 읽고 싶었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2. 파피용 줄거리
항공 우주국에서 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이브 크라메르’는 수 많은 인간들에 의해 파괴된 지구를 탈출해 새로운 행성을 탐색한다. 이브는 일단 거대한 우주함선을 만들어 탈출할 계획을 한다. 이때 폐암 때문에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억만장자 ‘가브리엘 맥 나마라’가 이브의 프로젝트에 대해 알게 되고, 자신의 모든 금전적 지원을 하겠다고 제안한다. 이렇게 하여 프로젝트는 시작되고 인류의 밝은 미래를 향해 가는 것이 마치 빛을 향해 가는 나방 같다고 해서 탄생한 거대함선이 ‘파피용’이다.
첫날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차가운 바닥에 빗자루 질을 했고 물을 듬뿍 묻힌 걸레로 켜켜이 쌓인 먼지를 닦아 나갔다. 보일러를 켜고 누워서 수첩을 꺼냈다. 수첩에는 깨알같이 써 있다. 당장 사야 하는 물건들과 첫 월급을 받으면 사야 하는 것들로 나뉘어져 있다. 이것은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이었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그의 이름만큼이나 재미난 소설을 쓰기로 유명하다. “뇌” 라든지 “개미”라든지 제목 또한 인간의 감정보다는 특정 사물에 맞춰져 있다. 마치 오랫동안 연구해 온 박사들의 논문을 보듯이 이성적인 문학적 표현을 볼 때는 깊은 감탄을 내뱉으며 신비로운 듯 읽어야 할 책들이다.
파피용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인간은 끝없이 반복되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화합이 잘 되는가 싶다가도 곧장 분열을 하고 만다. 처음에는 3보 전진 1보 후퇴였지만 나중에는 그저 전진없는 후퇴만 한다. 파피용 안에서 천년이 넘는 세월동안 인간들의 삶이 반복되는데 그 중 가장 많이 반복된 것은 전쟁이다. 왜 사람들은 평화를 끝까지 지키지 못하고 사는 것인지 생각해 볼 때 그 이유는 인간들의 욕심 때문이다. 아무리 폭력성향이 옅은 사람들로만 파피용에 태우고 지낸다 한들 그 욕심은 막을 길이 없다. 처음에는 다들 같이 잘 해내보자고 다짐하지만 나중에는 분열이 일어나게 되는데 그 분열에는 사틴이 한 몫을 했다. 그렇다고 사틴이 분열을 조장하지 않았으면 평화가 계속 유지되었을 것이란 것은 아니다. 한가지 놀라운 것이 있다면 결국 종교와 전쟁은 생겨난다는 것이다. 사틴무리가 떠난 후 종교, 정치적 색을 띈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결국 많은 사람들이 죽고 말았다.
인간의 인생은 유한하다. 대게 100년을 살기 힘들고 그중에서도 어린 시절이나 건강을 잃은 노년기를 제외하면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은 짧아진다. 그런데 여기 자그마치 천 년의 여행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파피용(papillon)은 프랑스어로 나비라는 뜻이 있으며 이 책에서는 우주를 향해 날아가는 우주선의 이름으로 사용된다. 잘나가는 요트선수인 엘리자베트 말로리는 활기하고 매력적인 성격이었으나 교통사고 탓에 하반신을 쓰지 못하게 된다. 실리에 빠진 그녀는 술, 담배, 약물 등으로 자기 자신을 파괴하기 시작하고 사고를 일으킨 가해자에 대한 증오만 나날이 키워나간다. 가해자인 이브 크라메르 역시 엄청난 죄책감을 가지고 괴로워하던 중 우연히 아버지가 남긴 서류를 보게 되는데 그 서류에는 빛의 에너지를 가지고 여행할 수 있는 우주선 프로젝트가 기획되어 있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개미>, <나무>, <뇌>, <아버지들의 아버지>, <타나토노트>, <천사들의 제국> 등의 저자로 유명하며, 모국인 프랑스에서보다 우리나라에서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 중 한명이다. 기발한 상상력과 해박한 지식, 참신한 소재를 바탕으로 한 그의 2007년 작 <파피용>은 전쟁과 독재, 테러와 폭동, 기아와 빈부격차, 강간, 핵실험, 환경오염 등의 이유로 ‘썩을 대로 썩어 빠진 이 지구에서 탈출할 수 있다면?’이라는 발칙한 상상에서부터 시작된다.
항공 우주국에서 새로운 우주여행 프로젝트를 선별하는 일을 하고 있던 천재 과학자 이브 크라메르, 세계적인 요트선수였지만 불의의 사고로 불구의 몸이 된 엘리자베트 말로리, 방탕한 삶으로 인해 시한부 선고를 받은 억만장자 맥 나마라, 밀폐 공간 속에 생태계를 완벽히 조성해 이름을 널리 날린 생물학자 아드리앵 바이스. 이 네 사람이 주축이 되어 더 이상 소생 가능성이 사라진 지구를 떠나 <마지막 희망Dernier Espoir>을 찾기 위한 우주여행을 계획한다.
지식은 우리를 몽매함에서 벗어나게 하는 하나밖에 없는 보물이야. 우리 조상들의 경험, 고통, 실수, 발명의 산물이지. 지식을 전수해서 다시는 우리 자손들이 똑같은 실수를 무한정 되풀이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해야 해. -423쪽-
< 중 략 >
지구는 늘 우리를 품어왔다. 우리가 진화하고 발전하는 동안 아무 말 없이 자신의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고, 인간이 자신의 일부를 파괴해도 그러려니, 하고는 넘어갔다. 그 사이 지구는 많이 병들었고, 병든 지구를 외면하며 사람들은 그 지구를 떠나려 한다.
인류는 이제 우주를 향해 지도를 펼쳐보일 수 있다. 달에 가 발자국을 남기고, 행성 탐사를 시작하고, 우주 정거장을 만들며 인류는 이제 지구에서의 삶뿐만 아니라 지구 밖에서의 삶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지구를 버리면, 우리는 살 수 있을까? 지구가 없이도 우리가 전과 같은 발전을 이룩하는 게 가능할까? 우리가 지구를 떠나면, 환경을 파괴한 채로 떠나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려는 걸까?
[마지막 희망 프로젝트]
인간의 탐욕 및 범죄 등으로 인하여 지구의 종말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파피용호' 라는 아주 거대한 우주선은 자그마치 1000년을 생각하며 새로운 행성을 찾기 위해 떠나게 된다. 심리검사를 통해서 추출된 14만 4천명이라는 다양한 계층의 인물을 싣고 파피용호는 하나의 생태계를 구성하게 된다. 인간의 욕심 등으로 자연이 황폐해지고 지구가 멸망하면 어떻게 될까? 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작가는 희망 프로젝트라는 상상력을 발휘하여 감히 상상이 안되는 14만 4천명의 수용 우주선의 세계를 만들어 냈다. 심리 검사로 가려진 사람이기에 평등하고 서로가 이해해주며 도움을 주는 유토피아적 세계를 그려냈지만 결국 그 곳에서도 다시 지구에서의 모습이 나타나며 그들은 다시 고통을 가져오게 된다.
발명가인 '이브', 억만장자인 '맥 나마라', 생태학자이자 심리학자인 '바이스', 항해 전문가 말로리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은 새로운 행성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출발하게 되었고, 그 상상 속의 모습을 그려지게 되었다.
이 책을 3부로 나누어진 만큼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보았다.
제1부 희미한 꿈
첫 번째는 반목과 전쟁과 고통의 역사만 되풀이하는 황폐해진 지구를 떠나 새로운 희망의 별을 찾기 위하여 우주범선 발사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부분이다. 지구 상에서 <마지막 희망>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 책임자 엔지니어 이브 크라메르, 이 프로젝트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가브리엘 맥 나마라, 세계요트 챔피언에서 교통사고로 두 다리가 마비되었지만 재활하여 파피용호의 키를 잡은 엘리자베트 말로리. 그리고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의 헌신. 이런 이름없이 그저 묵묵히 자기 일을 하며 하는 헌신들이 어쩌면 꺼져가는 희망을 다시 살리는, 애벌레에서 껍질을 벗어 나비로 탈바꿈하는 데 원동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중간 내용에 지구가 점점 전세계적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한 독재가가 자국의 핵무기 보유 사실을 밝히며 인접국을 초토화하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의사가 있다는 장면에서 지금의 한반도 상황이 대비되었다.
소설은 마력이 있다. 첫 장을 펼치는 순간부터 활자는 독자의 시신경을 통해 뇌에 도달하여 저마다의 영상을 구현해내고, 활자의 마력에 흠뻑 젖은 독자가 책을 덮은 후에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그런 마력이 있다. 그래서 나는 독자들을 사로잡는 마력을 지닌, 베르나르 베르베르 특유의 문체를 가장 좋아한다. 또한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누구나 한 번 쯤은 상상해봤을 법한 일들을 구체적으로 그려내는 데 탁월한 재능을 지니고 있다. 상상력이 돋보이는 그의 작품들을 대부분 섭렵한 나에게 그 중에서도 최고의 작품을 꼽으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파피용’을 선택할 것이다. ‘파피용’이야말로 '타나토노트'의 생명과 죽음, '나무'의 독창성, '뇌'의 반전을 모두 맛 볼 수 있는 최고의 만찬이기 때문이다. 인류에게는 태초부터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하는 꿈이 있었다.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생명과 죽음을 아울러서 인류는 계속 나아가고 있다. ‘파피용’도 마찬가지이다. 살고자하는 의지가 또 다른 행성을 향해 우주 범선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파피용의 시작은 황폐해져버린 지구를 배경으로 시작한다.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사회가 완전히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망가져버린 지구이다. 내가 이 책을 10년 전에 읽었더라면 과연 지구가 그렇게까지 황폐해지고 망가질 수 있을까 상상을 할 수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정말로 그렇게 될 것 만 같은 현실감이 느껴지면서 두렵기도 하지만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이브와 엘리자베트 등의 인물들은 전쟁, 환경오염 등으로 끝나가는 지구를 떠나기 위해 ‘파피용’이라는 우주선을 짓는다. 노아의 방주가 홍수를 대비해 어마어마한 크기의 배를 만들었다면 파피용은 새로운 지구를 대비해 어마어마한 규모의 우주선을 지은 것이다. 새로운 지구를 찾기 위한 1000년의 여행을 시작한 것이다. 파피용에는 14만 4천명의 인류를 태운다. 그 우주선의 규모는 작은 섬의 크기일 정도였다. 14만 4천명을 태우고 천년을 여행하도록 설계되었고 작은 국가를 우주선 안에 설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