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저자는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을 종교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및 일상 생활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의미있는 변화를 수반한 혁명의 태동으로 규정하고,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을 대중적 평신도 운동으로 해석하였다. 16세기 독일에서 일어난 프로테스탄티즘을 중점으로 당시에 프로테스탄트 교도가 된다는 것이...
과거의 특정한 역사적 사건을 중요하다고 파악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다. 일반적으로, 어떤 사건으로 인해 사회 구조와 대중들의 삶에 큰 변화가 생겨나고, 그로 인해 그 사건 이후의 역사, 심지어는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면, 그 사건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영향의 비중은 역사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따라 주관적으로 결정된다. 종교개혁의 중요성도 비슷한 방법으로 판단할 수 있다. 종교개혁으로 인해 유럽의 통일된 종교였던 기독교에 분열이 일어났고 그 간격은 몇 세기를 거치며 점점 확고해져왔다. 이처럼 종교개혁이 사회에 확실한 변화를 불러온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이 당시의 변화가 사회의 다른 부분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지를 보는 관점에 따라 종교개혁을 역사의 결정적인 지점으로 볼지 아니면 평범한 사건으로 간주할지가 달라질 것이다.
최근의 연구자들은 이전보다 종교개혁을 비교적 가볍게 보는 경향이 있다. 저자는 그 이유를 현대의 학자들이 계몽과 민주화에 비중을 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1. 들어가며
오즈맹의 <프로테스탄티즘>은 제목 그대로 프로테스탄티즘을 혁명의 태동으로 설명하는 책이다. 이는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에 대한 현대의 일반적인 평가와는 어느 정도 상충되는 내용이다. 저자에 의하면 종교개혁은 흔히 유럽의 분열, 독일 파시즘의 정신적 토대가 된 게르만 민족주의 운동, 사회·경제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한 무의미한 운동이라는 세 가지 지평에서 논의된다. 세 가지 논의는 모두 공통적으로 종교혁명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담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종교혁명의 전개과정을 분석함으로서 이러한 평가를 반박하고자 한다.
2. 종교개혁의 과정
저자는 혁명의 과정을 크게 신학, 팸플릿, 법률·제도, 일반민들의 생활에서의 변화라는 네 단계로 분류한다. 이중 앞선 두 단계는 종교 개혁가들이 종교개혁을 통해 도모하고자 했던 가치를, 뒤의 두 단계는 당시 종교개혁으로 인하여 실제 일어났던 변화를 각각 나타내고 있다.
S. 오즈맹은 기존의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에 대한 다수의 역사가들에 의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그 혁명적 성격을 부각시키며 종교개혁을 ‘혁명의 태동’으로 규정하였다. 이를 통해 저자는 종교개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종교개혁의 영향력 또한 16세기 당대에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행사되었다고 주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종교개혁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종교개혁의 성공과 중요성을 논의하기에 앞서 종교개혁이란 정확히 무엇인지, 왜 일어났는지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개혁의 의의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개혁의 배경과 실제 개혁의 내용, 그리고 개혁들의 의도에 대한 이해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의 진행과정과 결과를 세단계로 구분하여 서술한다.
연구의 목적에 있어서 저자가 당시에 있어서 프로테스탄트 교도가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했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것에 주목해볼 수 있다.
S. 오즈맹의 프로테스탄티즘: 혁명의 태동은 종교개혁에 대하여 기존의 연구들에 대하여 비판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책의 서두에서 오즈맹은 일련의 연구들의 함의를 제시한다. 이 연구들에 따르면 종교개혁은 종교 공동체로서의 유럽을 해체했으며 독일의 절대주의 정치문화를 강화하였고 이는 20세기의 파시즘적 정서를 배태하게 된다. 또한 종교개혁은 이전의 가톨릭에 비해 더 경건한 신도들을 만들어내지도 못하였다. 오즈맹은 이러한 함의가 종교개혁을 현대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본다. 그는 종교개혁을 “종교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문제제기, 팸플릿 작가들을 포함한 종교개혁 초기 선구자들의 선전, 정치 세력과의 결합을 통한 제도화, 사회화의 과정”에 이르는 네 개의 단계를 통해서 설명한다. 이를 통해 그는 종교개혁이 종교 엘리트, 정치 지도자, 그리고 평신도로 단계적으로 확산되어가는 과정이었다고 보며 종교개혁을 공평하게 평가하기 위해서는 당대의 시선으로 종교개혁을 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 책 프로테스탄티즘: 혁명의 태동을 통해 16C 종교개혁의 성격을 규정해보고자 한다. 도입부에서 옮긴이 역시 언급하고 있듯이 종교개혁에 대한 현대의 평가는 마냥 긍정적이지 않다. 종교개혁이 얼마나 ‘혁명’적인 성격이 있었으며 그 결과를 얼마나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가에 대해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종교개혁을 혁명의 태동이라고 표현함으로써 제목에서부터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있다. 저자는 종교개혁의 과정을 신학과 선전, 선전에서 법률, 법률에서 생활이라는 세 가지 과정으로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종교개혁을 주장하는 신학자들이 쓴 다양한 팸플릿과 종교개혁 시기를 살았던 일반인들의 자서전등을 사료로 제시한다. 이 때 저자는 전반적으로 종교개혁에 대해서 긍정적인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그것은 책의 1부에 해당하는 ‘문제의 제기’ 부분에서부터 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